올해 초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무혈입성 행진을 이어왔던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상반기 첫 진검승부를 앞두고 있다.
상대는 2년여 전 한 번 삼성물산을 꺾은 바 있는 포스코이앤씨다. 이번 신반포19·25차 재건축 수주전은 단순한 수주 경쟁을 넘어 삼성물산이 과거의 패배를 딛고 '래미안' 브랜드 파워를 지키는 설욕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신반포19‧25차 재건축 사업 조합에 따르면 신반포19차 25차 재건축정비사업이 10일 입찰 마감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모두 적극적 사업 추진 의지를 내비쳐 경쟁 입찰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무혈입성 행진을 이어왔던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상반기 첫 진검승부를 앞두고 있다. 상대는 2년여 전 한 번 삼성물산을 꺾은 바 있는 포스코이앤씨다. ⓒ삼성물산
신반포19·25차 재건축 사업은 예정 공사비가 4434억 원가량으로 삼성물산이 수주에 참여한 다른 조 단위 사업장에 비해 규모가 크진 않다. 하지만 한강변 역세권에 위치한 입지적 중요성 때문에 사업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포스코이앤씨도 성수3지구 입찰을 포기하고 신반포19‧25차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마감일 2주 전 보증금 절반을 선납하기도 했다.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에 이번 대결이 중요한 이유는 2024년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포스코이앤씨에 패배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물산은 래미안의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수주에 나섰다. 하지만 포스코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필두로 파격적 금융 조건과 공사비 절감을 제안하면서 삼성물산을 47표 차이로 눌렀다.
1조3천억 원 규모의 대어를 놓친 삼성물산으로서는 포스코이앤씨의 공격적 수주 전략에 일격을 당한 것이다.
신반포19·25차는 오 사장이 포스코이앤씨를 상대로 래미안 브랜드 파워를 다시 입증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인 셈이다.
게다가 올해 삼성물산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방침은 예년과 확연히 달라졌다. 대표적 사례가 압구정4구역(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4 재건축정비사업)에서 삼성물산이 조합 측에 책임준공 확약서를 제출한 것이다.
책임준공 확약은 천재지변 같은 불가항력적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시공사가 예정된 공사기간 내에 준공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도시정비사업에서 삼성물산이 책임준공 확약서를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간 삼성물산은 책임준공 확약이 불필요하다는 방침을 유지해왔다.
삼성물산이 책임준공 확약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 삼성물산이 앞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미 삼성물산이 압구정4구역에서 책임준공 확약서를 제출하는 선례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는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삼성물산의 사업 내부 방침이 완전히 전향적으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며 "앞으로도 삼성물산은 조합이 요구하는 확실한 담보책을 제시하며 공격적으로 입찰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까지 삼성물산의 수주가 확실시되는 곳을 살펴보면 압구정4구역 재건축 사업 외에도 대치쌍용1차 재건축 사업(대치쌍용1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이 있다. 두 사업지의 예정 공사비는 각각 6892억6천만 원, 2조1154억 원으로 올해 수주 목표액(7조7천억 원)의 3분의1을 1분기에 채운 셈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강변 입지 특성과 조합원 요구를 반영한 설계와 금융 조건을 준비하고 있다"며 "혁신적인 설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포를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