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9일 중앙일보는 “주식을 잘 모른다던 김건희 씨가 ‘희대의’ 분식 회사에 투자했다”라고 단독 보도했다. 김건희 씨 관련 여러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8일 김건희 씨를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네오세미테크 투자 계기 및 경위 등을 물었다.
인천 송도에서 태양광발전 핵심 부품을 제조하던 ‘태양광 테마주’ 네오세미테크는 지난 2010년, 7천여 명의 개미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회사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6위였던 네오세미테크는 감사 거절로 2010년 상장폐지됐다. ‘희대의 분식회계’로도 유명한 이 사건으로 개인투자자들은 2천억 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
대표였던 오 씨는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던 2010년 8월 동생 여권을 이용해 마카오로 도주했다가 2014년 3월 붙잡혀 재판을 받았다. 당시 싱가포르, 중국, 대만 등을 거친 뒤 캐나다로 입국한 오 씨는 밴쿠버에서 인터폴에 붙잡혔다. 재무제표 허위 작성 및 공시(분식회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도, 허위 매입매출을 통한 세금계산서 작성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오 씨는 징역 15년, 벌금 520억 원을 선고받았다.
12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김건희. ⓒ뉴스1
이처럼 특검팀은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이전에 투자한 주식 기록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과거 김건희 씨가 네오세미테크 주식을 거래한 사실을 파악한 특검팀은 김 씨가 2009년 도이치모터스 자회사 두창섬유로부터 주식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대량 매수한 경위도 확인했다. 김건희 씨는 두창섬유의 대주주였던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서 총 8억 원어치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블록딜로 인수했다.
일반적인 주식시장이 아닌, 장외에서 매매가 이뤄지는 블록딜은 대량의 주식을 한꺼번에 사고파는 거래 방식으로, 초보 투자자가 접근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앞서 김건희 씨는 그동안 “주식 거래를 잘 모른다”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달 6일 진행된 첫 특검 조사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 발생한 시기는 서울대 경영전문석사 과정이 진행 중일 때”라며 “하루 종일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느라 주식에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특검팀은 주식시장에 대한 김건희 씨의 관심과 이해도가 높았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공범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조사에서 특검팀은 김건희 씨가 2009년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신주인수권 행사를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취도 제시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이 제기되기 전에 이루어진 이 통화에서는 도이치모터스가 아닌, 다른 종목이 등장했다. 녹취에는 김 씨와 증권사 측이 주식 거래를 논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