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김건희 씨. 이 질문을 받은 김 씨는 아무런 대답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김건희 씨 관련 여러 의혹들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최근 “김건희 씨가 먼저 명품 시계를 사달라고 요청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진술을 내놓은 인물은 수천만 원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구매자, 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실과 ‘로봇개’ 임차 계약을 맺었던 납품업체 대표 서 씨다.
윤석열 대통령실과 로봇개 임차 계약을 맺었던 서 씨. ⓒ유튜브 채널 ‘MBCNEWS’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보수 계열 유튜버로 활동을 시작한 서 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 한도인 1천만 원의 고액 후원금을 내고 김건희 씨 명의로 대통령 취임식에도 초청을 받았었다. 과거 서 씨가 운영했던 업체는 2022년 5월 미국의 한 로봇개 회사와 총판 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9월 경호처와 로봇개 경호를 시범 운영하기로 하는 수의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 계약 비용은 3개월에 1천8백만 원. 하지만 한겨레의 보도로 특혜 수주 의혹이 일면서 경호처는 로봇개 도입 계획을 백지화했다.
서 씨는 이달 8일 이뤄진 특검 조사에서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한 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건희 씨를 만났다”라고 말했다. 김건희 씨는 당시 서 씨가 차고 있는 ‘파텍 필립’ 시계를 본 뒤 시계 구매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 취재에 응한 서 씨는 “김건희 씨가 ‘외국에 나갈 때 이런 종류의 시계가 필요하다’라면서 가격을 물었고, 내가 바쉐론 콘스탄틴 VIP이기 때문에 시계를 싸게 살 수 있다고 알려줬다”라고 설명했다.
김건희 씨가 시계를 받고 좋아한 기억이 난다는 서 씨. 바쉐론 콘스탄틴 매장에 “영부인 할인이 가능하냐”라고 문의했다고도 밝혔다.
비상계엄 이후 유튜버 활동을 시작한 서 씨. ⓒ유튜브 채널 ‘MBCNEWS’
매장 측은 스위스 본사로부터 “할인이 가능하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VIP 할인이 적용돼 5천만 원대 시계를 약 3,500만 원에 구입한 서 씨는 2022년 9월 7일, 구입한 ‘히스토릭 아메리칸 1921’ 시계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호텔에 마련된 VIP 고객 공간에서 수령했다. 그리고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건희 씨를 만나 직접 시계를 전달했다.
다만 구입 자금에 대해서는 자신의 돈이 아니고 일부는 김건희 씨에게 받았다며 뇌물 의혹을 부인했다. 서 씨는 “김건희 씨 부탁으로 대신 구매해 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서 씨의 운전기사 차량 운행 일지 등을 토대로 서 씨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방문한 사실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또 서 씨에게 시계를 판매한 바쉐론 콘스탄틴 아시아 지역 담당 고위직 이 씨를 최근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25일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김건희 씨 오빠 김진우 씨의 장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나토’ 목걸이와 동일한 디자인의 모조품을 찾았다. 특검팀은 이날 바쉐론 콘스탄틴 명품 시계 케이스와 보증서, 이우환 화백의 그림, 현금 약 1억 원 등도 함께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