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공동 브리핑을 통해 SK하이닉스·SK텔레콤과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협력 방안을 공개했다.
앞으로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를 중심으로, SK텔레콤은 AI 팩토리 및 클라우스 사업을 핵심으로 엔비디아와 힘을 모은다. 황 CEO가 AI 시대 SK그룹의 역량을 극찬한 만큼 최 회장의 AI 인프라 청사진 실현에 속도가 날지 주목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월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브리핑을 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회장은 6월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황 CEO와 함께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많은 협력은 주로 메모리에서 이뤄졌지만 지금부터는 SK그룹 차원으로 더 높일 것”이라며 “미래 AI 팩토리를 엔비디아와 함께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AI 팩토리는 SK하이닉스 팹(Fab)을 포함한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하는 말”이라며 “엔비디아와 연구개발(R&D) 로드맵을 만들고 공유해서 미래 AI 수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황 CEO는 AI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면서 SK그룹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 CEO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AI 팩토리를 원하는 거대한 수요를 목격하고 있고 산업이 호황을 누르고 있다”며 “이것이 SK그룹과 파트너십을 맺은 이유이고 이제 막 AI 인프라 구축 시작 단계에 있는 미래는 대단히 밝다”고 바라봤다.
이어 “SK와 파트너십이 없었다면 AI 산업은 지금처럼 경이롭게 발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우리의 협력관계를 여러 새로운 시장으로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에서는 6월8일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이 엔비디아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방안을 구체화했다.
먼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전 세계 AI 팩토리 구축을 위해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반도체 설계 및 제조를 가속화하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협력을 통해 AI 인프라, 퍼스널 AI, 피지컬 AI 등 엔비디아가 개척하는 신시장에 함께 진출한다.
세부적으로 AI 가속기 ‘베라 루빈’을 비롯해 AI 슈퍼컴퓨터, AI 전용 중앙처리장치(베라 CPU), 차세대 PC 슈퍼칩(RTX 스파크), 로보틱 컴퓨팅 플랫폼용 메모리(젯슨 토르) 등을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에 나선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는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시뮬레이션 기술 고도화 △자율 제조 구현의 핵심 기반인 디지털트윈 기술 고도화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 기반 자율이동로봇(AMR) 효율 극대화 △AI 기술과 업무 연계 등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칩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클라우드’ 협력을 추진하는 데 손을 잡았다. DSX 플랫폼은 칩부터 시설까지 AI 팩토리의 설계·구축·최적화 방식을 정의하는 플랫폼을 말한다.
우선 두 회사는 국내에서 2027년 첫 가동을 목표로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이 공장을 GW(기가와트)급 인프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 뒤 아시아 전역으로 역량을 펼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생태계 프로그램인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에 합류한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협력을 발판으로 AI 클라우드 사업을 빠르게 성장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AI 클라우드는 기존 사업과 다르게 학습, 추론, 데이터처리 등 AI 작업에 특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사업 모델이다.
이 외에도 SK텔레콤은 엔비디아 로보틱스 플랫폼 ‘엔비디아 코스모스’ 및 휴머노이드 AI 모델 ‘엔비디아 아이작 그루트’와 힘을 모아 로봇 플랫폼으로 피지컬 AI 역량을 확대한다.
최 회장은 황 CEO의 이번 방한 일정에서 세 차례나 만나 친분을 과시함은 물론 SK그룹과 엔비디아의 구체적 협력방안을 도출하는 성과를 냈다.
최 회장은 6월5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함께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황 CEO와 회동을 보냈다. 이어 7일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함께 서울 강남구 치킨 음식점 ‘깐부치킨’에서 황 CEO를 다시 만나 친분을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