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5일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정·재생상이 미국을 찾았다. 미국 워싱턴 DC 인근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난 그는 “미국 측 각료로부터 들었던 것과 미국 상호관세 발표 내용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앞서 EU와 같은 대우를 받게 될 거라는 확약을 받았다고 강조한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미국 측에 설명을 요구하고 합의 내용 이행을 강력하게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3일 일본은 대미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데 합의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미국 측과 기본 관세율을 포함, 상호관세가 최대 15%를 넘지 않도록 하는 특례 조치에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자동차 관세도 기본 세율 2.5%를 포함해 15%로 타결했고 관세율이 15% 미만인 품목에는 상호관세 15%를 적용, 기존 관세율이 15%를 넘었던 물품은 별도의 상호관세가 추가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백악관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대통령령 및 5일 연방 관보를 통해 공표한 대통령 행정명령은 달랐다.
관세율을 최대 15%로 제한하는 특별 조치 대상에서 일본이 빠진 것. 일본은 기존 관세에 15%가 추가로 부과되는 기타 국가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기존 관세 5%가 적용되는 일본산 품목이 있다면 추가 관세 15%가 더해진, 총 20%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일본은 각각의 품목마다 상이한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관세 합의의 대가인 대미 투자금 5,500억 달러를 두고도 양국의 입장은 엇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이 금액에 대해 “야구 선수가 받는 계약금 같은 것”이라는 비유를 들었다. 미국이 마음대로 투자에 쓸 수 있는, 미국의 돈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일본 기업과 경제에 장점이 없다면 협력이 불가하다”라는 반박을 내놨다.
한미 무역합의 문서에 서명하는 트럼프. ⓒ백악관 인스타그램
미일 상호관세율이 일괄이 아닌 ‘추가’였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본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과거 한미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였던 한국은 이번에 타결된 15% 관세를 제외하면 추가 관세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69개국 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우리 시간으로 7일 오후 1시 1분부터 새로운 상호관세가 발효된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한국·EU 등 40개국에는 15%의 상호관세가 부과된다. 영국과 포클랜드 제도가 가장 낮은 10%의 관세를 적용받는 반면, 브라질과 스위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은 각각 50%, 39%, 30%, 25% 등 고율의 관세로 미국 시장에서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