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피해 가능성을 주장하며 ‘불법 촬영물 유포·시동생 협박’ 혐의를 부인해온 축구선수 황의조(32·알라니아스포르)의 형수. 돌연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며 범행을 자백했고, 피해자 측은 “피해사실을 왜곡한 노골적인 ‘황의조 구하기’”라며 울분을 토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보복협박)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황의조의 형수 이모 씨는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에 범행을 자백하는 반성문을 제출했다.
이씨는 지난해 6월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황의조의 불법 촬영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그동안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해킹을 당한 것 같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 단계에서 태도를 바꿔 혐의를 인정했다.
이씨가 제출한 반성문에는 황의조가 영국에 진출하면서 매니지먼트를 담당했던 형과 형수를 멀리하자, 배신감을 느껴 범행을 저질렀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지금껏 누명을 썼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면서도 돌연 “남은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축소하거나 은폐하지 않고 처벌받으며,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 피해 여성에게도 진심으로 사죄의 말을 하고 싶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 변호인은 ‘이씨의 반성문은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2차 가해’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돌연 제출했다는 반성문의 내용은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에 대한 중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를 앞둔 시동생 황의조 주장을 비호하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성문의 내용 중 ‘영상을 편집해 카메라를 바라보는 여성 얼굴이 노출되지 않게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불법 촬영을 하지 않았다는 황의조의 주장을 노골적으로 옹호한 것”이라며 “촬영물에서 확인되는 피해자의 상태는 카메라 위치와 전혀 상이한 허공을 보고 있거나 눈을 감고 있는 것들뿐”이라고 강조했다.
축구선수 황의조(32·알라니아스포르). ⓒ뉴스1
변호인은 반성문 관련 보도가 나간 뒤 피해자가 직접 보낸 이메일도 공개했다. 피해자는 “가해자는 ‘카메라를 바라보는 여성’이라고 또다시 거짓된 진술을 해 다시 한번 나를 난도질하고 있다”며 “여전히 그들끼리 공조하고 있고 가해자는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자백·반성의 외피를 쓰고 자행한 거짓 반성문과 이를 둘러싼 행태가 절대 피고인에 대한 양형의 선처가 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8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및 소지 및 비밀누설(신상공개) 등의 혐의로 황의조를 불구속 송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