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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less

당내 경선이 끝나고 여러 패인을 분석해봅니다. 현실정치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조직의 힘, 금권정치의 현실, 지역기득권의 공고함,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 선거의 패인 중 하나는 이 문제였습니다.

사실 의정활동이나 청렴도는 문제 삼을 만한 것이 그리 많지 않은 후보였으니 유일하게 마타도어를 퍼트릴 수 있는 카드였고, 그것은 선거가 시작되면서부터 지속적으로 저와 저희 캠프를 힘들게 했고, 결과론적으로 선거의 당락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유명한 인권운동가나 활동가는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LGBT운동을 대표하는 입장에 있는 정치인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제가 생각하기에 옳은 상식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 노력해왔습니다.

어느 누구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누구나 사람답게 대접받고, 주권자로서 권한을 행사할 권리!

헌법11조가 보장하는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정신!

그저 그것을 지키고 싶었을 뿐입니다.

선거가 시작되고 khTV라는 곳에서 동영상을 만들어서 "동성애를 조장하는 국회의원 낙선대상 1번 김광진"으로 영상을 퍼트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SNS를 통해서 퍼지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출마한 순천지역을 중심으로 카톡을 통해 광범위하게 유포되었습니다.

선거를 함께 준비하는 많은 분들이 염려하시고 걱정하셨습니다. 후보된 입장에서 저도 걱정되는 게 사실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것은 악의적 편집일 뿐이다. 뜻이 와전된 것이다. 교회의 뜻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하고 해명하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악의적으로 편집된 부분도 있었고, 와전된 이야기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LGBT의 인권을 위해서 발언해왔고 그들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선거를 치르다가 공천을 받는 시기가 다가오니 '전남기독교총연합회'에서는 저를 공천하지 말라는 공문을 공천심사위원회에 보내기도 했고 '공천할 경우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대처하겠다'고 입장을 내었습니다. 실제 공천과 경선이 진행되는 동안 그 '모든 수단'은 동원되었습니다. 몇몇 대형교회목사님들은 설교 중에 공개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하기도 하셨습니다.

이러한 것이 선거에서 먹히는 일이니 상대 후보 측에서 이런 일을 했던 걸 비난하지 않습니다. 선거라는 건 전쟁이라고 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것이 후보를 선정하는 기준이 되는 "야만의 시대"는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소외받는 사람이 없는 국가를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해서 논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차별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논쟁하는 "혐오의 시대"는 종식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표를 구걸하는 정치꾼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사람 사는 세상을 열어가고 싶은 정치인입니다.

정치인의 중립은 가운데 고고하게 서 있으면서 비평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힘들고 어려운 자들의 옆에 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울어진 시소에서 가운데 서 있는다고 그 균형추가 맞춰지지 않습니다. 가장 무게가 나가지 않는 쪽에 함께 서야 겨우 중앙으로 맞춰질까 말까합니다. 저는 그 신념을 지키며 살겠습니다.

국회의원씩이나 되는 사람도 그 옆에 서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비난 받는다면 그 당사자로 살아가는 건 얼마나 힘든 일이겠습니까?

내 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그 곁에 서지 않고 방관하고, 같이 비난의 대열에 동참하는 것, 저는 부끄러워서 못하겠습니다.

저를 비난하셔도 좋습니다. 이게 지역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정치꾼이 아니라 정치인으로 살겠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서로를 인정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증오의 힘보다 사랑의 힘이 더 크다는 걸, 그것을 판단할 국민의 상식을 믿습니다.

[허핑턴포스트 인터뷰] 김광진 의원은 한국은 정상적인 인권국가가 아니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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