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윤석열 풍자 그림이 걸린 전시실이 통째로 폐쇄됐다. ⓒ유튜브 채널 ‘JTBC News’ / 뉴스1
2025년 9월 24일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에서는 ‘내일을 여는 미술 : 대구, 미술, 시대정신으로 대답하라’ 주제로 특별 기획전시가 열렸다. 내달 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미술전은 대구시와 중구 출자출연기관 소속 시설인 봉산문화회관 등이 후원했으며 대경미술연구원이 주최했다. 전시에는 작가 19명의 예술품 50여 점이 걸려 있다.
하지만 전시 첫날, 작품들이 내걸린 1·2·3 전시실 중 1전시실이 폐쇄됐다. 1전시실에 걸린 ‘동학의국’, ‘똥광’, ‘팔광’ 등 홍성담 작가의 작품 세 점이 문제가 된 것. 현재는 2전시실과 3전시실 작품만 공개된 상태다.
봉산문화회관은 24일 1전시실을 폐쇄하기 직전, “홍성담 작가의 3개 작품을 교체하라”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대경미술연구원은 “홍성담 작가의 작품들을 뗄 수 없다”라고 했고, 이에 봉산문회회관은 해당 작품들이 걸린 1전시실을 전격 폐쇄했다. 1전시실에는 홍성담 작가 등 초청 작가 3명 외에도 지역 작가 14명 등 총 17명의 작품이 걸려 있었다.
봉산문화회관에 걸렸던 홍성담 작가의 작품 세 점. ⓒ대경미술연구원
작품을 떼라고 지시한 인물은 류규하 대구시 중구청장이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정치적인 작품은 회관 운영 조례상 전시할 수 없다”라며 1전시실 폐쇄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구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공공시설이다 보니 조례상 정치적 목적의 전시를 제한하고 있다”라는 입장과 함께 “작품을 교체하라고 전달했지만 서로 협의가 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전시실을 폐쇄했다”라고 전했다.
홍성담 작가는 ‘동학의국’ 작품을 통해 윤석열 정부 시절 의료대란을 풍자했다. 그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나체 상태로 의료진들에게 해부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손바닥에는 ‘왕(王)’ 자가 적혔고, 아래엔 “아래 괴수와 무뢰배 놈들이 역병을 여기저기 옮기고 있으니 절대 주의할사!”라는 글도 포함됐다.
또 다른 작품 ‘똥광’에는 화투패 속에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 보이는 인물과 김건희 씨로 보이는 여우가 함께 그려졌다. ‘팔광’에는 보름달 위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과거 홍성담 작가가 그린 박근혜 풍자 작품들. ⓒ홍성담 작가
앞서 홍성담 작가는 과거부터 정치인을 풍자한 작품을 그려왔다. 지난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출산하는 장면을 작품에 담아 논란이 됐던 홍성담 작가는 2014년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한 ‘세월오월’을 선보였다.
한편 홍성담 작가는 “저는 한차례도 정치적인 길을 걸은 적도 없으며, 또한 정치에 마음을 둔 적도 없다”라는 입장을 냈다. “시대가 만든 부조리를 소재로 그림을 그릴 뿐”이라고 밝힌 홍성담 작가는 “당사자들과 아무런 논의도 없이 아닌 밤에 홍두깨식으로 의사 2천 명 증원을 발표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의료제도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윤석열 정부는 의료 사태를 장기화시켰고, 국민과 환자들은 불안에 떨었다.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생명들은 떼죽음으로 내몰렸다. 저의 그림은 이러한 사태를 풍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