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 선물에 세심히 신경 쓴 이재명 대통령. ⓒ트럼프 인스타그램 / 유튜브 채널 ‘MBCNEWS’
2025년 8월 25일(이하 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에서 제작한 선물들을 전달했다. 선물은 금빛 거북선과 맞춤형 수제 골프 퍼터, 마가(MAGA) 카우보이 모자 등으로 구성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순방단이 준비한 이 선물들은 한미정상회담을 기념해 ‘맞춤형’으로 제작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물로 준비한 거북선 모형과 골프 퍼터. ⓒ대통령실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선물 리스트를 공개한 대통령실은 사진과 함께 구체적인 설명도 더했다. 먼저 금속 거북선에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협력을 기원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가로 30㎝, 세로 25㎝ 크기의 이 거북선 모형은 실제 조선업 종사자이자 기계 조립의 명장 오정철 HD현대중공업 기장이 손수 제작했다. 대통령실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우리 조선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했다”라고 선물의 취지를 밝혔다.
‘골프광’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노린 국산 골드파이브 수제 맞춤형 퍼터도 눈길을 끈다. 이 골프채는 190cm가 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장 등 그의 체형을 세심하게 고려해 특별 제작됐다. 퍼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과 함께 미국 45대·47대 대통령 역임 차수가 각인되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선물로 카우보이 MAGA 커플 모자. ⓒ대통령실
선물 리스트엔 트럼프 대통령이 항상 강조하고 있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새겨진 모자도 포함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착용하는 빨간 캡 모자 대신 이전까지 본 적 없던,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상징인 카우보이 모자 형태로 특별 제작했다. 두 개의 모자 중 빨간색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챙이 좁게 제작된 하얀색은 그의 배우자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에게 전해졌다.
화제가 된 서명용 만년필은 선물용으로 준비된 건 아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방명록을 작성하던 중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펜에 관심을 보이자 이를 흔쾌히, 즉석에서 건넸다. 두 달에 걸쳐 수공 제작한 펜 케이스에 서명하기 편한 심을 넣은 이 펜은 이 대통령이 공식 행사 때 서명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특별 제작된 제품으로,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좋아하는 두께인 탓(?)에 그의 눈에 들었다. 케이스에는 태극 문양과 봉황이 새겨졌다.
이시바가 선물로 준비한 황금 투구, 오른쪽은 피습 직후 트럼프. ⓒ유튜브 채널 ‘JTBC News’ / 트럼프 SNS
트럼프 대통령에게 펜을 전달한 이재명 대통령은 “받고 싶은 선물이 있다”라며 지난 2월 미일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받았던 사진첩을 거론했다. 당시 이시바 총리는 금색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에 맞춰 제작한 황금빛 사무라이 투구를 선물하며 “대미 투자 규모를 1조 달러(한화 약 1,389조 4천억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라고 약속하고 이 사진첩을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사진첩은 표지에 대선 유세 중 총격을 당한 트럼프 대통령이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상징적인 장면이 담겼다. 지난해 7월 벌어진 이 사건은 2024년 미국 대선의 판세를 바꿔 놓은 장면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이 사진첩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선물로 건넸다. 사진첩에는 “당신은 위대한 사람이며 위대한 지도자”라는 문구도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은 당신과 함께 더 높은 곳에서 놀라운 미래를 가지게 될 것이며 나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라는 메시지도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 직후 기프트 룸으로 초대해 참석자들에게 선물을 제공한 트럼프 대통령. ⓒ뉴스1 / 유튜브 채널 ‘MBCNEWS’
오찬을 겸한 확대 회담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참석자들을 ‘기프트 룸’으로 안내했다. 이들에게 “원하는 걸 골라라”라며 마음에 드는 선물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권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가(MAGA) 모자와 골프공, 골프핀, 와이셔츠, 커프스핀 등에 직접 사인을 해줬다.
이같이 알린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사인을 해주기 위해 집무실 책상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기념 동전을 꺼내 참모들에게 또 한 번 선물했다”라며 긴 선물 증정 시간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마가 모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레드가 제일 낫다”라고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참모진의 이름표, 오찬 메뉴판에도 직접 사인을 해 전달하는 등 남다른 성의를 다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