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회사 다니며 세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는 것을 좋아해, 남들이 보기에 저는 ‘호기심 많은 사람'으로 비춰지곤 합니다. 저와 아내는 강릉을 좋아하고 많이 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듯 서울에서 동쪽으로 2시간 정도 달리면 바다도, 솔밭도, 관광지도 나오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입니다.
강릉의 상징 중 하나인 바다와 소나무
2021년의 첫날로 기억합니다. 한 달 후면 셋째 아들이 태어나는 시기였습니다. 기대감과 묘한 긴장감에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새해 첫 날 저녁에 아내와 차를 한 잔 하러 나왔습니다. 차 한 잔을 나눠 마시며 우리는 '집'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직은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은 강릉 연곡면에 땅을 사자. 집이 하나 붙어 있어서 허물지 않고 틀을 유지하며 3천만원 정도를 들여서 개보수를 할 수 있는 집이 붙어 있는 땅을 사자. 이런저런 사진을 보고 우리 이야기를 담아서 우리 취향대로 꾸며보자. 마당은 세 꼬마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흙을 파고 땅강아지를 잡아도 누구하나 뭐라고하지 않을 그런 집을 만들자. 흙투성이가 되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웃음으로 품어줄 수 있는 그런 집. 셋째 아들이 태어나면 뛰어 놀 공간이 필요할테니 가끔 가서 뛰놀아야지. 가지 않을 때에는 에어비앤비로 손님을 맞이해야지!
이백 평 쯤 되는 집 딸린 땅. 집은 넓지 않아도 좋고 단층집이면 좋겠습니다. 집은 후질수록 좋고 멀뚱허니 오랜시간 지키고 있어도 좋겠습니다. 불쑥 나타난 우리 가족이 하나하나 달래며, ‘우리도 이 동네 출신 아버지의 가족들이야, 우리를 받아줘’ 하면서 고쳐나가볼 생각입니다. 옛날과 지금이 서로 어우러지는 모습이 곳곳에 뭍어나겠다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흙밭에서 뛰어놀 생각을 하니 마음이 꽤 편해지고 이것이 옳은 방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우선순위는 집과 땅의 투자와 그 시세 차액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시골의 수 많은 외딴 집들이 그렇게 우두커니 존재할 수 있었구나 싶기도 합니다. 모든 집이 그렇게 스토리와 우선 순위를 가지고 지어졌었겠다 싶습니다.
한달 후, 셋째가 태어났습니다. 아내 말에 의하면 셋째가 태어나자 제가 급하게 강릉에 가서 주택을 보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했던 이야기를 이루는 곳을 찾고 싶어서였겠죠. 저는 몇 군데를 돌아보며 결국 강릉 연곡면에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집을 보러 가던 날
가족들과 함께 가보고 계약을 했습니다. 어떻게 고칠지 SNS와 각종 사례들을 보면서 공부와 스크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어리지만 아이들에게도 집에 무엇이 있으면 좋겠는지도 물어보았습니다. 두어 달 뒤 시골집의 잔금을 치렀습니다. 등기 비용, 취득세도 내고 이제 우리 가족의 소유가 됩니다. 집을 갖는다는 것은 우리 부부의 결핍에서 비롯했을 수도 있습니다. 공간을 꾸미는 건 나와 아내의 취미와 성향이 발현된 것일 수도 있고요. 계약을 하던 날 집 마당에 쪼그려 앉아 모든 것이 신기하고 관찰과 놀의의 대상인 꼬마들에게는 새로운 세상일 수도 있습니다. 가보지 않는 길을 앞에두고 끊임 없이 흔들리는 저를 아내는 잘 잡아주었고, 서로 잘 응원했습니다. 얼마의 기간 동안 얼마의 돈을 들여 어떻게 꾸미는 일이 우리 부부에게는 큰 일이 되겠지만 문득 저 우산이 텐트라며 쪼그린 아이들에게는 이미 다른 세상이 펼쳐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골 집을 계약하던 날, 우산속의 아이들
살면서 중요한 것은 나를 좇는 일이고 겨우겨우 나 다움을 깨달았네 싶으며 떠나가는게 인생인가 싶습니다. 우리는 가장 예쁜 집을 꾸밀 것이고, 세 명의 사내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 놀고 엎어지고 무릎이 까지고 울어대고 땅강아지를 발견했다고 소리치고 모기에게 뜯길 것입니다. 저는 매달 들어갈 원리금과 관리비를 셈하느라고 한 달에 몇 시간은 더 신경을 쓰게 될 것이고 이번 달은 겨우 넘겼네 못 넘겼네 하면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세 아이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며, 시골집을 고쳐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에어비앤비를 통해 게스트를 맞이하는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보겠습니다.
삼형제 아빠, 16년차 직장인, 에어비앤비 슈퍼호스트, 작가로 살고 있는 최인욱 입니다. 강릉에 27년 된 주택을 리모델링 해 틈만 나면 세 아이들과 달려가 마당에서 뛰어놀며 잔디를 깎고 잡초를 뽑습니다. 2021년, 에어비앤비 슈퍼호스트 앰배서더로 활동하며 ‘당신도 에어비앤비 호스팅을 잘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5, 60대 시니어 호스트들의 성장을 도우며 성취감을 느낍니다. 2023년 에어비앤비 호스팅과 앰배서더 경험을 담은 책, '돈이 되는 공간'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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