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데이비드 설리번. ⓒ저스틴 데이비드 설리번 인스타그램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신인남우상', '여우조연상' 등 익숙한 명칭이다. 시상식에서 '대상'이나 '인기상' 등 예외는 있지만 대부분의 연기상은 남/여 성별에 따라 나뉜다. 익숙한 일이다. 그런데 이 관행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 줄리엣'에 출연한 배우 저스틴 데이비드 설리번이 토니상 시상식에 불참 의지를 밝혔다. 토니상이 '성 이분법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토니상은 미국 연극과 뮤지컬 분야에서는 최고로 꼽히는 권위 있는 상이다.
설리번은 2일(미국 현지시각) 인스타그램 을 통해 입장문을 올렸다. 뮤지컬 '& 줄리엣'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토니상 후보에 올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 성별 부문을 통합한 몇몇 시상식들과 달리 토니상은 연기상에 남/여 부문을 그대로 유지해 "낙담했다"고 말했다. 설리번은 "제3의 성을 가진 브로드웨이 배우"이기 때문이다.
설리번에게는 "두 가지 길"이 주어졌다. 남성 혹은 여성으로 입후보하는 것이다. 그는 "나의 정체성을 거부하면서 어떤 시스템에 종속되지는 않을 것이다"며 토니상 후보 되기를 포기한다고 했다.
아쉬움을 표하며 설리번은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을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는 토니상이 설리번의 입장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번 해 토니상 후보 명단에서 설리번이 제외된다는 뜻이다.
토니상 프로덕션은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제도가 완전하지 않음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니상 측은 "현재 연기상 부문을 나누거나 합치는 문제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다가올 시상식에서는 공동체의 어떤 구성원도 성 정체성에 근거해 배제됐다고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며 입장을 드러냈다. 일단 진행 중인 시상식에 대해서는 수정이 어렵다는 뜻이다.
한편 브로드웨이 안팎의 작품에 상을 수여하는 아우터 크리틱 서클, 워싱턴의 헬렌 헤이스 어워드, 필라델피아의 배리모어 어워드, 시카고의 제퍼 어워드 등 몇몇 지역 시상식은 성별에 따른 시상 부문을 없앴다.
영화 쪽에서는 베를린국제영화제(2020~)와 인디 스피릿 어워드(2022~)가 연기상에 남녀 구분을 없앴다.
그밖에 성별 구분 없이 수상자를 선정하는 시상식에는 대중음악 부문의 그래미상이 있다. 그래미상은 2012년부터 각 분야 수상자를 남녀 통합으로 뽑고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의 반응은 엇갈렸다. "성별 구분 없이 진짜 최고를 가릴 수 있다"는 긍정적 반응이 있는 한편, "성별 구분해야 최대한 많이 상을 줄 수 있다" "여성 주연작이 많이 적은데 시기상조 아닌가" 등 회의적인 의견도 적지 않았다.
유해강 기자 haekang.yo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