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주주환원을 확대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 실적 성장이 이어지면서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해외 사업의 중장기 성장성까지 감안할 경우, 기초체력과 주주가치 모두에서 긍정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사업 수익성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기업가치 추가 상승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달 해외 사업 성장세로 연결기준 잠정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는 이와 함께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있는 오리온을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연합뉴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며 기업가치 제고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리온은 실적 성장성과 주주환원 매력을 동시에 갖춘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연결 기준 매출의 69%가 해외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올해 5월에도 해외 사업 실적 호조세가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며 "여기에 지속적 주당 배당금 우상향을 통해 주주환원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10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도 크지 않은 편이다"고 바라봤다.
금융종합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리온의 12개월 선행 PER은 11~13배 수준으로, 동일업종 평균 PER(27.5배)의 절반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익 성장에 따른 추정 PER 하락까지 고려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은 점차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 사업 비중이 70%에 근접하며 글로벌 소비재 성격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국내 사업의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업종 평균 대비 큰 폭의 디스카운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해외 중심의 안정적 성장 구조와 현금창출력 개선을 감안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는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오리온은 최근 수년 동안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왔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24년 3조원을 넘어선 뒤에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고, 영업이익 역시 완만한 증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 사업은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은 2025년까지 3년 동안 꾸준히 상승했고, 올해 1분기에는 70%에 육박했다. 중국과 베트남이 안정적 수익 기반을 유지하는 가운데, 러시아 법인은 두 자릿수 고성장을 이어가며 연매출 3천억 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인도 법인 역시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외형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유럽과 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으로의 확장이 더해지며 지역 포트폴리오도 다변화되고 있다.
오리온은 실적 호조세를 바탕으로 최근 주주환원 정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사업을 통해 확보한 이익을 배당 확대에 이어 자사주 소각으로 연결하면서 성장성과 주주환원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6일에는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 전량 소각을 결정했다. 오리온홀딩스는 발행주식 총수의 3.97%에 해당하는 248만8770주, 오리온은 0.02%에 해당하는 7344주를 소각한다. 장부가 기준 각각 116억 원, 6억 원 규모로, 소각 예정일은 오는 23일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후속 실행으로,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보다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과 주당가치를 높이는 대표적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배당 확대에 이어 자사주 소각까지 이어지면서 오리온의 주주환원 정책이 한 단계 강화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배당 정책도 강화되고 있다.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는 배당을 확대하며 올해 1월 도입된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대상인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했다. 오리온의 연결 기준 배당성향은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높아진 36% 수준이며, 오리온홀딩스는 25%포인트 상승한 55%에 달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 배당 확대에 이어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 성장과 함께 성장의 성과가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는 이러한 주주환원 강화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국내 사업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해외 법인이 성장을 주도하는 반면 국내 사업은 원가 부담과 내수 둔화로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국내 잠정 실적에서 한국 법인은 매출 1004억 원, 영업이익 1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24% 감소했다. 감자, 코코아, 계란 등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이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내수 소비 위축과 대형마트 점포 축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내수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오리온은 이미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견조한 기초체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중장기적 수익성 개선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향후 국내 사업의 개선 속도에 따라 추가적 기업가치 제고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은 올해 하반기부터 포카칩과 나쵸, 카스타드 등 공급 부족 품목의 생산능력 확대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아울러 원가 효율화와 비용 절감 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수익성 개선 기반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