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의 생존자는 이태원 참사가 "사회적 참사"라고 말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생존자인 이선민 씨. '산만언니'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이 씨는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이 무너졌고, 502명이 목숨을 잃었고, 6명이 실종됐다. 건국 이래 최악의 참사로 불리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부실공사와 부실한 안전관리 등 안전불감증의 대표적인 참사로 기록됐다.
"그냥 보통의 날들이었다. 죄책감을 갖지 마라"
이 씨도 이태원 참사를 보고 삼풍백화점 참사의 아픔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 씨는 1일 트위터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개인이 이 일을 예방할 수 없다. 그날 그곳에 누굴 죽이려, 죽으러 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그냥 보통의 날들이었다. 죄책감을 갖지 마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선민 씨는 지난 30일 트위터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글을 올렸다. 이 씨는 "인터뷰 요청이 자꾸 와서 대신 서면으로 입장을 밝힌다"며 "전쟁터가 아닌 일상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이 한 번에 죽는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밤"이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씨는 "경제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별다른 이유 없이 사람이 죽어 나간다"며 "이에 대해 종일 머리를 굴리고 굴려도 도무지 저는 납득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이 씨는 자신이 과거 다른 인터뷰에서 한 말을 인용하며,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오징어 게임을 실사판으로 함께 하는 것 같다"며 "위험 천만한 생존게임을 매일 반복하며 '나와 내 가족은 안 죽을 거야' 막연하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씨는 "참사는 사람을 가려오지 않는다"며 "이번에 '운 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씨는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남겼다. 이 씨는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만은 하고 싶다고. 이 씨는 다른 모든 무고한 참사 피해자들의 억울한 죽음이 그러했듯이 "이 일도 제 가슴에 오래 남을 것 같다"며 "불시에 명을 달리한 분들의 죽음에 또 가족을 잃은 그 비통함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트라우마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27년째 불안장애를 고통받고 있는 이 씨는 1일 다른 트위터 글에서 이태원 생존자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이 씨는 "직간접적으로 이 일에 트라우마를 입은 분들(은) 침묵 속에서 애도하지 말고 빨리 일상을 회복하라"며 "혼자 있지 마라. 혼자 있으면 병 커진다"고 조언했다. 치료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자신에게 연락해도 된다고 이메일 주소를 남기기도 했다.
양아라 기자 ara.y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