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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보통의 날들이었다. 죄책감을 갖지 마라" 삼풍백화점 생존자, 이선민씨가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에게 당부한 것

"이 일도 제 가슴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삼풍 백화점 생존자 이선민(좌)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우) 이태원 참사 유실물센터에 놓인 유실물(우) ⓒ세바시 강연 Sebasi Talk 유튜브 체널/뉴스1
삼풍 백화점 생존자 이선민(좌)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우) 이태원 참사 유실물센터에 놓인 유실물(우) ⓒ세바시 강연 Sebasi Talk 유튜브 체널/뉴스1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의 생존자는 이태원 참사가 "사회적 참사"라고 말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생존자인 이선민 씨. '산만언니'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이 씨는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이 무너졌고, 502명이 목숨을 잃었고, 6명이 실종됐다. 건국 이래 최악의 참사로 불리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부실공사와 부실한 안전관리 등 안전불감증의 대표적인 참사로 기록됐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뉴스1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뉴스1
삼풍백화점 붕괴 20주기인 29일 서울 양재동 양재시민의 숲에 위치한 삼풍백화점 참사 위령탑에서 열린 제20주기 삼풍백화점 참사 추모제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헌화 후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15.6.29 ⓒ뉴스1
삼풍백화점 붕괴 20주기인 29일 서울 양재동 양재시민의 숲에 위치한 삼풍백화점 참사 위령탑에서 열린 제20주기 삼풍백화점 참사 추모제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헌화 후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15.6.29 ⓒ뉴스1

 

"그냥 보통의 날들이었다. 죄책감을 갖지 마라"

이 씨도 이태원 참사를 보고 삼풍백화점 참사의 아픔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 씨는 1일 트위터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개인이 이 일을 예방할 수 없다. 그날 그곳에 누굴 죽이려, 죽으러 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그냥 보통의 날들이었다. 죄책감을 갖지 마라"고 당부했다.    

31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2022.10.31ⓒ뉴스1
31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2022.10.31ⓒ뉴스1

앞서 이선민 씨는 지난 30일 트위터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글을 올렸다. 이 씨는 "인터뷰 요청이 자꾸 와서 대신 서면으로 입장을 밝힌다"며 "전쟁터가 아닌 일상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이 한 번에 죽는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밤"이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씨는 "경제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별다른 이유 없이 사람이 죽어 나간다"며 "이에 대해 종일 머리를 굴리고 굴려도 도무지 저는 납득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이 씨는 자신이 과거 다른 인터뷰에서 한 말을 인용하며,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오징어 게임을 실사판으로 함께 하는 것 같다"며 "위험 천만한 생존게임을 매일 반복하며 '나와 내 가족은 안 죽을 거야' 막연하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씨는 "참사는 사람을 가려오지 않는다"며 "이번에 '운 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추모공간을 찾은 추모객이 헌화를 하고 있다. ⓒ2022.11.1뉴스1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추모공간을 찾은 추모객이 헌화를 하고 있다. ⓒ2022.11.1뉴스1

아울러 이 씨는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남겼다. 이 씨는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만은 하고 싶다고. 이 씨는 다른 모든 무고한 참사 피해자들의 억울한 죽음이 그러했듯이 "이 일도 제 가슴에 오래 남을 것 같다"며 "불시에 명을 달리한 분들의 죽음에 또 가족을 잃은 그 비통함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트라우마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27년째 불안장애를 고통받고 있는 이 씨는 1일 다른 트위터 글에서 이태원 생존자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이 씨는 "직간접적으로 이 일에 트라우마를 입은 분들(은) 침묵 속에서 애도하지 말고 빨리 일상을 회복하라"며 "혼자 있지 마라. 혼자 있으면 병 커진다"고 조언했다. 치료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자신에게 연락해도 된다고 이메일 주소를 남기기도 했다.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추모공간에서 추모객이 절을 하고 있다. 2022.11.1 ⓒ뉴스1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추모공간에서 추모객이 절을 하고 있다. 2022.11.1 ⓒ뉴스1

양아라 기자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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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압사 사고 #삼풍백화점 생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