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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됨에 따라 국제유가 리스크가 급증하고 있다. '원유 공급의 대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에 의해 계속 막힌다면 에너지 자립도이 낮은 유럽 국가들이 석유의 대안으로 재생에너지, 원전산업에 주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르무즈 봉쇄가 글로벌 '에너지 지도' 바꾼다 : 유럽 재생에너지·원전에 다시 주목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15일 취재를 종합하면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에너지 공급길로서 기능하기 힘든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호르무즈 봉쇄와 에너지 리스크

호르무즈 봉쇄가 글로벌 '에너지 지도' 바꾼다 : 유럽 재생에너지·원전에 다시 주목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 한 것.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12일(현지시각) 첫 공식 성명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속적으로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번 전쟁 개전 초기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해 왔으며 최근 기뢰 설치마저 위협하기 시작했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사이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의 좁은 구간은 폭이 약 34km에 불과해 이란는 미국의 이란 해군력 공습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쉽게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

실제 이란 전쟁이 개시된 뒤 3월10일까지 최소 10척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피격 또는 표적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아르네 로흐만 라스무센 수석연구원은 미국 CBS뉴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de facto closed)' 상태"라며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데다가 보험가입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보험료가 극도로 비싸 유조선 탱커들이 자발적으로 통항을 회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해양매체 지캡틴(gCaptain)이 인용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6년 3월 석유시장보고서(OMR)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및 정제제품 물동량이 전쟁 이전 하루 2천만 배럴에서 극히 미미한 수준(a trickle)로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원유 약 800만 배럴, 천연가스 약 200만 배럴을 포함해 최소 하루 1천만 배럴의 공급이 이미 차단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란 전쟁이 글로벌 원유시장 역사상 가장 큰 공급 충격을 야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훌쩍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의 에너지 공급 위기가 글로벌 경제를 엄습하는 것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자립 움직임 : 재생에너지와 원전 촉진 가능성

호르무즈 봉쇄가 글로벌 '에너지 지도' 바꾼다 : 유럽 재생에너지·원전에 다시 주목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 한 것.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수준을 당분간 이어갈 수 있다는 에너지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개발에 전력을 쏟는 것과 함께 원자력 발전을 다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원자력 발전 비중을 낮춘 것은 전략적으로 큰 실수였다는 자성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그리스 매체 프로토테마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2026년 3월10일 파리에서 열린 원자력 정상회의에 참석해 유럽의 에너지 정책방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원전 비중을 줄인 것은 유럽 스스로의 선택이었지만, 신뢰할 수 있고 경제적이며 저탄소 에너지원인 원전에 등을 돌린 것은 유럽의 전략적 실수였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같은 회의에서 "원전은 에너지 자립과 탈탄소를 동시에 달성하는 핵심수단이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은 에너지 안보강화와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EU탄소배출권거래제(ETS) 재원 가운데 2억 유로를 SMR 혁신 분야의 민간기업들에게 배분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유럽연합이 원전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에도 전략적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안보·에너지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은 외부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유럽은 에너지의 58% 가량을 중동산 석유와 러시아산 가스 등에 의존해 왔다.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이렇게 에너지를 외부에 의존하는 것은 안보적 측면에서 큰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안전하면서도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는 이란전쟁과 같은 외부 리스크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이다. 

아르미다 판 레이 유럽개혁센터 선임연구위원은 영국 국제관계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에 기고한 논문에서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분산형 구조를 띄고 있어서 물리적 공격에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입고, 복구도 수일 내에 가능하다"며 "또한 국내 자원을 활용하므로 외부 적대국가에서 공급을 쉽게 차단할 수 없어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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