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실직이나 취업 실패를 넘어, 아예 일할 의지 자체를 잃은 청년들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두고 흔히 ‘쉬었음 청년’이라고 부른다.
서울 시내 한 취업 준비 학원에서 취업 준비생이 취업공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쉬었음 청년’ 문제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주요 사회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통계청의 공식 지표 통합서비스인 지표누리에 따르면 2026년 1월 기준 국내 ‘쉬었음 청년’(15~29세)은 46만9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5천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발표한 ‘2026년 고용 및 사회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교육·고용·직업훈련에 모두 참여하지 않는 청년, 이른바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약 2억6천 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실업으로 속 썩고 있는 캐나다?
거리에 앉아 울고 있는 캐나다 청년. AI로 만든 이미지. ⓒ허프포스트코리아
이처럼 청년들이 취업 시장에서 좌절을 겪는 상황 속에서 세계 각국은 다양한 정책을 통해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있다. 캐나다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한 정책을 추진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11월20일 패티 하이두 캐나다 일자리가족부 장관은 ‘교육 저축 주간’을 맞아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한 예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하이두 장관은 이번 발표에서 정부가 2026~2027년부터 3년간 6억3520만 달러를 투입해 대학생들에게 약 5만5천 건의 현장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학생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겠고 밝혔다. 또한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올해 여름 5억947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기존 7만 개 규모였던 일자리 창출 계획을 10만 개로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설명했다.
현재 캐나다 입장에서 이와 같은 취업 지원 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캐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6년 2월 실업률 자료’에 따르면 15~24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올해 2월 14.1%로 집계돼 전월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해당 연령대의 고용 인원이 4만7천 명(–1.7%)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이번 상승으로 청년 실업률은 2025년 9월 기록했던 최고치인 14.6%에 더욱 가까워졌다. 해당 수치는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0~2021년을 제외하면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청년 실업률은 1.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나라 일본 청년들은 어떨까?
머리를 감싸고 괴로워하는 일본 청년. AI 이미지. ⓒ허프포스트코리아
이웃 나라 일본 역시 장기 휴학이나 실업 상태에 놓인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체계적인 지원 정책을 운영해 왔다. 일본은 2000년대부터 관련 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2026년에도 이를 강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청년 실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제도를 마련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후생노동성이 운영하는 직업 자립 지원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의 청년 서포트 스테이션(비영리단체)과 협력해 니트족에게 상담과 직업훈련, 취업 연계 등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초기에는 지원 대상 연령을 15~34세로 제한했지만, 니트 상태가 장기화되고 연령대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현재는 지원 범위를 49세까지 확대했다. 장기간 노동시장 밖에 머무른 청년과 중년층을 다시 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한 조치다.
다만 이러한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청년 고용 상황은 불안정하다. 경제 데이터 분석 플랫폼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일본의 청년 실업률은 2025년 3.9%에서 2026년 1월 4.3%로 상승해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실업자 수는 약 6만 명 증가해 총 191만 명에 달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기업들의 구인난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 정체와 불안정한 일자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청년층이 취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복지의 나라 핀란드의 청년들은?
고민 중인 핀란드 청년. AI로 만든 이미지. ⓒ허프포스트코리아
핀란드의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핀란드는 청년층의 취업과 사회 참여를 돕기 위해 전국 단위의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도가 전국 약 70곳에서 운영 중인 원스톱 지원센터 '오흐야마'(Ohjaamo)다. 이 센터는 30세 미만 청년을 대상으로 교육·훈련·고용 지원 서비스를 한곳에서 제공한다. 별도의 예약 없이 방문해 일자리 검색이나 이력서 작성, 면접 준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주거 문제와 재정 관리, 건강 및 복지 등 일상생활 전반에 대한 상담도 가능하다.
특히 이 제도는 청년들의 다양한 수요를 세분화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요 지원 분야는 ▲취업 및 경력 관련 서비스 ▲창업 지원 ▲보건·복지 ▲스포츠 ▲금융 상담 ▲사회생활 및 인간관계 상담 ▲교육 컨설팅 ▲자원봉사 활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모델은 핀란드 전역으로 확대돼 약 100여 개 지방정부가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50여 개의 원스톱 안내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핀란드 중앙정부 역시 해당 센터 운영을 위한 프로젝트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핀란드의 ‘니트(NEET)’ 비율은 2015년 11.8%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3년 9.2%까지 감소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청년 실업률 자체는 여전히 변동성이 존재한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핀란드의 청년 실업률이 2025년 12월 19.5%에서 2026년 1월 23.7%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최근 고령층 복지 부담과 더불어 수출 부진으로 인한 것으로 청년층 고용 환경은 여전히 위태롭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같은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노동 의지를 잃은 청년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임을 알 수 있다. 동시에 다양한 정책과 지원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의 복잡성도 드러난다.
결국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단순한 제도 마련을 넘어 청년들이 실제로 겪는 현실과 고민을 깊이 이해하고, 이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보다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