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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요동으로 진공 상태에서 열이 이동하는 현상이 발견됐다.
양자 요동으로 진공 상태에서 열이 이동하는 현상이 발견됐다. ⓒXIANG ZHANG/UNIV. OF CALIFORNIA, BERKELEY

과학 때문에 괴로웠던 중고등학교 시절을 잠시 떠올려 보자. 열은 어떻게 전달될까? 우리는 복사, 대류, 전도의 형태로 전달된다고 배웠다. 그런데, 어쩌면 진공 속에서 열이 전달되는 또 다른 형태가 실험으로 확인됐는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진공은 열의 이동을 차단한다. 진공 보온 텀블러를 생각해보자. 스테인리스 안을 진공으로 만들어 안에 있는 열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게 그 원리다. 그러나 12일 네이처 지에 공개된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진공 속 나노미터 단위의 거리에서 양자 요동을 통해 열이 전달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300마이크로미터 길이의 도금한 질화규소 막 두 개를 준비하고 하나는 온도를 낮추고 다른 하나는 온도를 높였다. 두 막의 온도 차는 섭씨 25도. 이 두 막을 점차 가깝게 가져간 결과 접촉 없이 완벽한 진공 상태에 있음에도 두 막의 온도는 같아졌다. 열이 이동했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카시미르 효과 때문에 양자 요동으로 열이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시미르 효과는 두 개의 금속판을 평행하게 유지하면서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가까이 접근시키면 두 금속판 사이에 인력이나 척력이 작용하는 현상이다. 고전적인 물리 이론에 따르면 진공에서 두 금속판을 가까이 접근시킨다고 해도 어떤 힘도 작용해서는 안 되지만, 양자 역학의 세계에서는 진공은 가상의 입자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금속판 사이에 음의 압력이 작용해 인력이 생긴다. 이는 불확정이 지배하는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진공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해당 연구를 지도한 버클리캠퍼스의 기계공학 교수 샹장은 사이언스데일리에 ”일반적으로 열은 원자나 입자 혹은 포논이라 불리는 물질을 통해 전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진공에는 이런 전달자가 없다”라며 ”그런 이유로 기존의 교과서들은 수많은 시간 동안 열이 진공을 이동할 수 없다고 가르쳐왔다. 그러나 우리가 이번에 발견한 건 포논이 양자 요동이라는 현상을 통해 진공을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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