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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영화 '곡성'의 배우 쿠니무라 준을 만났다.

- '곡성' 이후에 서울은 몇 번 오신 걸로 아는데, 부산은 처음이신가요?

=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20년쯤 전에 일본 영화 촬영으로 왔었어요. 하나무라 만게츠(花村萬月) 작가의 책을 영화화한 '세라핌의 밤'이라는 영화인데요. 한국 중앙정보부 요원 역으로 일본에서 부산으로 도망쳐왔다가 애인을 살해하는 장면을 찍으러 왔었어요.

[허프인터뷰]쿠니무라 준이 '곡성'의 외지인에 끌린 이유가 있다

[왼쪽: 영화 속 크레딧 타이틀, 오른쪽: 영화 속 부산 촬영 장면]

- 컬트영화를 좀 보시는 편인가요?

= 재미있는 영화면 좋아합니다. 그 장르를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고요.

- 해석이 다양한 영화인데, '곡성'의 어떤 점에 끌렸나요.

= 세계관. 사람들의 기존 관계 속에 다른 인물이 들어왔을 때,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다룬 것이 좋았습니다. 기독교, 한국의 토착 종교, 샤머니즘, 불교 등 여러 종교의 영적인 부분들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보는 그 세계관이 재미있었습니다.

- 결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사실 제가 받은 최초의 대본과는 마지막 장면이 달라요. 하지만 인간의 따뜻한 마음에 주목하는 장면에서 끝나는 게 더 맞는 결말이었다고 생각해요. 아버지가 딸을 지켜주고 싶어하는 마음, 인간다움을 보여주는 장면이요.

[허프인터뷰]쿠니무라 준이 '곡성'의 외지인에 끌린 이유가 있다

['곡성'에서 그가 연기한 산 속에 사는 일본인 역할은 '외지인'으로 불린다. 쿠니무라는 앞서 국제신문 등과의 언론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시나리오는 일본인이 나쁘다는 내용이 아니었지만 그렇게 오해받을 수 있어 감독과 논의 끝에 역할명을 '일본인'에서 '외지인'으로 바꿨다"고 말한 바 있다. '곡성'은 2017년 일본에서도 개봉한다.]

- 예능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 '무한상사'에 출연하셨잖아요. 일본에서도 그런 TV예능이나, 본인 역할을 패러디한 연기를 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신 적이 있나요?

= 일본에서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은 없습니다. 나는 영화나 드라마의 프로지 그런 데는 아마추어라서요. 촬영은 재미있었어요. 한국의 넘버원 프로그램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역시 유재석 씨, 하하 씨 이런 분들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돋보였고 웃음을 만드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유재석, 김희원 등과 함께 한 '무한상사' 출연 장면]

- 이번에 2016년 버전의 영화 '신 고질라'에 출연하셨는데, 어떤 영화인가요?

= 소개하자니 어렵지만... '고질라'는 이미 여러 번 영화로 나왔지만, 이번에는 '에반게리온: 서'를 연출했던 안노 히데아키가 공동감독을 해서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시스템이나 위기 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거든요.

- 아시아 배우 중에 주목하는 사람이 있나요?

= 많죠. 일본 배우 중에는... 친구라서 칭찬해주고 싶지는 않은데, 야쿠쇼 코지. 친구이기도 하지만 좋은 배우입니다. 한국에서는 '곡성'을 찍으면서 곽도원 씨, 황정민 씨는 물론이고 천우희 씨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고요. 안성기 씨, 송강호 씨도 있고. '쉬리', '서편제', '살인의 추억'을 좋아해서요.

-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요?

= 이제까지 제가 갖고 싶어서 산 DVD가 딱 두 개예요. 하나는 '물랑루즈'고 하나는 옛날 영화 '겨울의 라이온(1968)'. 캐서린 헵번 주연에 안소니 홉킨스의 초기 출연작이에요.

[허프인터뷰]쿠니무라 준이 '곡성'의 외지인에 끌린 이유가 있다

[2016년 5월 칸 영화제에서 곽도원, 천우희, 쿠니무라 준]

- 앞으로도 계획이 많으신가요.

= 곧 스페인에서 영화 촬영이 있고요. 내년에는 오랜만에 셰익스피어 연극을 합니다. '햄릿'에서 삼촌, 그리고 아버지 유령 역할로요.

- 배우로서 나이가 들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 육체적으로 몸이 힘들죠. 몸은 점점 늙지만, 그런 중에도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허프인터뷰]쿠니무라 준이 '곡성'의 외지인에 끌린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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