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 민주화운동 등을 조롱한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 이후, 경영진이 책임져야 할 사안임에도 현장 직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분노한 일부 고객들의 항의와 폭언에 노출되고 있다.
21일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열린 스타벅스 코리아 규탄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텀블러와 컵 등이 깨지고 찌그러진 채로 놓여있다. ⓒ연합뉴스
현 스타벅스 매장 관리자라고 밝힌 한 작성자는 21일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이번 마케팅 참사 터지고 나서 매장 현장 파트너들 지금 피눈물 흘리고 있다"며 "사고는 지원센터 방구석에서 쳐놓고, 왜 매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우리가 사상 검증 당하고 '너희도 똑같은 놈들 아니냐'는 폭언을 들어야 하냐"고 경영진을 향한 불만을 토로했다.
작성자는 "매일 출근하는 게 공포고 포스 앞에 서는 게 지옥 같다"며 "왜 우리가 고객들 화풀이 자판기가 되어야 하냐. '무슨 생각으로 그랬어요?' '왜 그런 이벤트를 한 거예요?'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출근하는 건 당신들도 똑같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매장에 사과문 프린트해서 붙이라고 명령하지 마라"며 "사과문 붙이는 순간 매장 파트너들은 고객들한테 '나한테 와서 욕하세요' 하고 표적판 되는 꼴이다. 사과문에 '본사 책임이며 매장 파트너들과는 무관하다'고 본사가 전면에 나서서 방패막이를 쳐라"고 요구했다.
작성자는 경영진에 "민심 돌리겠다고 현장 갈아 넣는 기습 할인 이벤트나 사죄 프로모션 같은 것은 기획할 생각 추호도 하지 마라"면서 "본사가 친 사고 우리가 몸빵해서 수습할 이유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19일 서울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 앞으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스타벅스 매장 수는 약 2천 개, 매장에서 일하는 인력은 약 2만 명 규모로 추정된다.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 이후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매장에서는 환불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몰리는 환불 처리와 고객 응대가 동시에 이어지면서 매장 운영은 평소보다 훨씬 복잡해졌고, 직원들은 늘어난 업무 부담과 일부 고객의 감정적인 대응까지 감당해야 하는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성자는 환불 및 항의 처리 전담 파트 신설을 요구하며 "날 선 고객들 매장 포스로 밀어 넣지 마라"며 "본사가 직접 온라인이나 유선으로 처리하는 전담 환불 창구 만들어서 현장 분리하라"고 요구했다.
작성자는 "경영진 스스로를 돌아보라"며 "매장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죄 없는 근로자들한테 이토록 막심한 피해를 끼치고도 지원센터 뒤에 숨만 있냐"고 일갈했다. 이어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이 치운 똥 닦아주는 소모품이 아니다"며 "현장의 분노를 가볍게 보지 마라"고 강조했다.
작성자는 "하루 아침에 일베 회사에서 일하고 5·18 비하하는 놈들이라고 욕먹는 우리도 피해자"라며 "스타벅스의 근로자이기 전에 스타벅스를 사랑했던 한 명의 고객"이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