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HD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을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청구 소송에서 원청의 손을 들었다.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 전에 발생했던 사안에서는 여전히 옛 노조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원청이 하청노조의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가 없다는 기존 판례가 유지된 것이다.
다만 반대의견으로 노란봉투법에 맞춰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도 제시된 만큼 앞으로 원청과 하청노조 사이 갈등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이 2016년 하청노조의 단체교섭에 불응했던 일과 관련해 이어져온 소송에서 단체교섭 의무가 없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연합뉴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하청노조)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 청구소송에서 노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다수의견을 통해 "구 노조법 2조가 적용되는 안건에서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와 관련한 기존 법리가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원청의 사용자성을 놓고 직접 지휘감독하면서 임급을 지금하는 것을 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는 기존 판례를 유지한 것이다.
대법원은 "원청이 하청노조와 관련해 지배 및 개입 등을 하지 말아야 하는 소극적 의무를 넘어서는 적극적 단체교섭 허용 의무까지 진다고 보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청노조는 2016년 HD현대중공업이 단체교섭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듬해 1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선 1심과 2심에서도 모두 원청인 HD현대중공업이 단체교섭 의무를지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다만 이흥구, 오경미, 신숙희, 마용주 등 대법관 4명은 반대의견으로 "근로조건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 및 결정할 지위에 있다면 특별한 사정을 제외하고는 (원청이) 하청노조 단체교섭 의무를 진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판례를 뒤집어 올해 3월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에 적시된 사용자의 개념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