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이를 기억하려는 시민들의 노력이 담긴 기록물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함께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 유산으로 인정받았다.
5일(현지시각)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MOWCAP)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11차 총회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단원고 4·16 아카이브'와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을 아태 지역목록에 최종 등재했다.
2026년 11월5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4·16기억교실에 걸려 있는 달력. ⓒ연합뉴스
'단원고 4.16 아카이브'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생전 일상과 참사 이후 이어진 국민적 추모 활동 등을 담은 기록물이다. 단원고 교실에 걸려 있던 2014년 4월 달력부터 세월호 인양 이후 발견된 수학여행 일정표까지 모두 23만5220점의 자료가 포함됐다.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들이 참사의 아픔을 딛고 일상을 회복해 가는 과정도 기록으로 남겼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개인 생애사 기록. ⓒ연합뉴스
세월호 인양 후 뻘에서 발견된 수학여행 일정표. ⓒ연합뉴스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는 지난해 등재 신청 당시 이 아카이브를 두고 "시민과 유가족이 민간의 시각에서 사회적 재난의 실상을 기록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이어 "관련 기록을 모으고 아카이브로 형성한 과정 자체가 재난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세계기록유산 아태 지역목록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지닌 기록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기 위해 운영되는 목록이다. 재난 관련 기록물이 이 목록에 등재된 것은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다.
이번 등재는 기록의 주체와 내용 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국가 기관이 아닌 시민과 유가족, 학교 공동체가 직접 기록을 모으고 보존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고문헌 중심 기록유산과 차별화된다. 또한 세월호 참사의 고통과 희생을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체의 치유와 회복, 생명안전교육으로 이어지는 과정까지 담아냈다는 점에서 사회적 재난 기록의 새로운 가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