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국산 첫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의 첫 4주 투약 비용이 평균 18만 원대로 나타났다. 서울·경기 지역 병원 10곳의 초도 처방 비용을 조사한 결과 진료비 등을 포함한 환자 부담액이 위고비보다 25%가량, 마운자로보다 40%가량 낮은 것이다.
그동안 외국계 제약사의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주도해 온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국산 신약이 가세하면서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0월29일 서울 종로구 종로3가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국산 첫 비만약 '에페'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제약업계와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에 따르면 에페의 첫 4주 투약 비용은 병원별로 16만5000천~20만 원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위고비는 첫 투약 용량인 0.25㎎ 기준 22만3000천~27만 원, 마운자로는 2.5㎎ 기준 28만5000천~32만 원으로 집계됐다. 각 제품을 처음 처방받는 환자의 4주분 비용을 비교한 것으로 병원별 진료비 등을 포함한 실제 환자 부담액이다.
에페는 첫 4주 동안 2㎎과 4㎎ 제품을 각각 2회씩 투약한 뒤 단계적으로 용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처방된다. 제품 공급가는 용량에 따라 2만4200~7만4800원이며 초기 4주분 공급가는 12만9800원이다. 여기에 진료비 등이 더해져 실제 환자 부담액이 결정된다.
이를 기준으로 에페의 초기 투약 비용은 위고비의 75%, 마운자로의 60% 수준이다. 다만 병원마다 가격이 다르고 투약 용량이 높아지면 비용도 달라지는 만큼 초기 비용만으로 전체 치료 기간의 가격 경쟁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국산 비만치료제의 등장으로 기존 제품의 가격 조정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에페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안착할 경우 기존 제품의 가격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마운자로가 지난해 8월 국내에 출시됐을 당시 위고비의 공급가가 최대 42% 인하되기도 했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초기 공급 물량이 제한돼 있어 에페를 처방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은 아직 일부에 그치고 있다. 약국 공급도 이뤄지지 않아 환자들의 수요에 비해 제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된다.
낮은 가격에 관심을 보인 소비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재고 물량이 약국은 물론 일부 의원에도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공급되는 주사제는 의약품 허가를 위해 생산한 물량이다. 허가 전 생산된 제품인 데다 물량 자체가 많지 않고 사용기한도 내년 상반기까지로 향후 새로 생산되는 제품보다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