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소 같은 나라"라는 막말이 노르웨이 관광청의 광고 문구가 됐다.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이 노르웨이를 비난하자, 노르웨이 관광청은 자국의 아름다운 화장실 사진을 꺼내 들었다. '변소'라는 욕설을 관광 명소를 알리는 기회로 바꾼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월25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포트휴런의 맥모런 플레이스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센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왼쪽). 노르웨이 관광청은 10월27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을 만나 보세요"라 홍보했다. ⓒAP/연합뉴스, 노르웨이 관광청 인스타그램 계정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미국 미시간주 포트휴런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에서 "솔직히 노르웨이는 형편없다"며 "사실 변소(shithouse) 같은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노벨평화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지 않았기 때문에 나왔다. 노벨상 수상 불발에 대한 불만은 이민자 이야기로까지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국가 출신 이민자는 환영한다면서도 노르웨이는 자신이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제외했다. 그러면서 "노르웨이에서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관광청 '비짓 노르웨이'는 이를 화장실 자랑으로 되받았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변소 같은 나라'를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린다"며 "뭐라고 해야 할까. 실제로 우리에겐 세계에서 가장 멋진 화장실들이 있다"는 내용의 사진과 글을 올렸다.
노르웨이 관광청이 10월27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화장실 홍보 사진. ⓒ노르웨이 관광청 인스타그램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피오르와 강, 탁 트인 자연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화장실들이 담겼다. 사진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을 만나 보세요'라는 문구가 담겼다. 볼일이 없어도 풍경을 보러 들를 만한 화장실들을 내세운 것이다.
캠페인 구호는 한술 더 떴다. "노르웨이, 변소를 다시 위대하게(Norway makes shithouses great again)." 트럼프 대통령의 간판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비틀어 광고에 활용했다.
노르웨이 관광청이 10월27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화장실 홍보 사진. ⓒ노르웨이 관광청 인스타그램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법관이자 인권 옹호자인 나비 필레이가 선정됐다. 노르웨이 정부는 수상자를 결정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독립 기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외무장관은 지난 26일 현지 공영방송 NRK에 트럼프 대통령도 위원회의 독립성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노벨평화상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열망은 미국-이란 전쟁이라는 현실과도 충돌한다. 미국은 지난 2월 말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중간선거 이후 추가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수상 불발의 책임을 노르웨이에 묻기 전에, 자신의 군사행동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