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명 정부가 다문화가정 우대 정책의 필요성을 재검토하고 폐지까지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면서 논란이다.
그러나 이주민은 아직도 한국에서 사회적 소수자에 속하며, 많은 차별에 직면해 있다. 2025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을 향한 차별과 혐오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대한민국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특히 혐오 표현과 증오범죄가 증가하는 데 우려를 나타내며, 이주민과 소수자를 겨냥한 혐오 표현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극우 세력이 세력을 키우면서 이주민 배척을 주장하고 있지만,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이런 정책은 오히려 국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오른쪽) 2026년 8월27일 미국 코네티컷주 댄버리의 한 주택 앞에서 한 개인이 체포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대표적 사례로 소비 위축과 노동력 감소 유발이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동원해 강경한 이주민 단속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오히려 미국 경제에 광범위한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의 지크 에르난데스 경제학 교수는 5월16일 ICE 단속 사례 5388건과 540만 개 주요 지점의 유동 인구 및 소비 데이터를 결합해, 트럼프 행정부의 이주민 정책이 특정 대도시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추정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이민 단속 이후 주요 지점의 주간 유동 인구는 평균 2.7%, 소비는 6.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상점 연간 방문 횟수는 81억 건 줄고, 소비 손실은 최대 140억 달러(약 18조7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러한 영향은 단속 현장 인근에서 더 크게 나타났으며,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오프라인 소비 감소분이 온라인 소비 증가로 대체되는 현상도 확인되지 않았다.
에르난데스 교수는 5월19일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에 "현 행정부의 이민 단속 방식은 지역 사회에 광범위하게, 무차별적으로, 지속적 경제적 피해를 미쳤다"며 "수요 측면(소비)과 공급 측면(노동력 유입)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출신지나 민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주며, 광범위한 분야의 기업에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며칠이나 몇 주 후에 사라지는 일회성 사건이 아니다"며 "직장과 소매업체에 미치는 충격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주민 단속이 미국인의 경제활동인구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25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미국 전체 경제활동인구는 91만9천 명 감소했다.
미국의 비당파적 이민 정책 연구 기관인 미국정책재단(NFAP)은 9월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런 전례 없는 현상은 경제 성장 둔화, 활력 감소, 그리고 미국의 공공 부채 상환 능력 저하를 예고한다"며 "1948년 이후 미국 경제 성장의 약 5분의 2는 노동 공급 증가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NFAP는 이어 "이민 정책이 경제활동인구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NFAP 분석 결과 BLS의 2026년 8월 가구 조사에 따르면 2025년 1월 이후 외국 태생 노동자는 140만 명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태생 노동자의 실업률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25년 1월 4.3%에서 2026년 8월 4.6%로 오히려 상승했다"며 "외국 태생 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면서 미국 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 재진입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일본에서도 정부가 영주권 취득 요건을 강화하자 재계가 우려를 나타냈다. 요미우리신문은 29일 "일본경제단체연합회는 기업들이 글로벌 인재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지 않도록 정부가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며 "특히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농촌 지역의 인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주민 배척 정책이 전문 인력과 고급 인재의 유입을 막거나 이들의 해외 이탈을 부추기는 문제도 있다. 이처럼 한 국가의 인재가 다른 나라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두뇌 유출'이라고 한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주민 단속 정책이 시행된 뒤 미국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등록자 수는 감소세를 보였다. 교육 관련 비영리단체인 미국국제교육자협회에 따르면 2025년 가을 학기에는 2024년 같은 기간보다 17%, 2026년 봄 학기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2026년 가을 학기에도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적으로도 특정 민족이나 이주민에 대한 탄압이 두뇌 유출로 이어진 사례는 적지 않다. 대표적 사례가 나치 독일이다. 1930~40년대 나치당이 독일에서 세력을 확장하자 유대인 과학자들은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대거 떠났다. 당시 미국으로 이주한 지식인 가운데에는 유명한 이론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포함해 노벨상 수상자 24명이 있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왼쪽)이 1940년 10월1일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고 있다. ⓒ미국 의회도서관
결국 이주민 배척 정책은 자국의 경제와 경쟁력을 해치는 한편, 다른 나라에 인재와 노동력을 넘겨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