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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강조했던 ‘인공지능(AI) 및 서버용 제품의 공급 확대’ 전략을 현실화한다.

장 사장은 앞으로 3년 동안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분야에 1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삼성전기 전체 설비투자 금액의 3배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삼성전기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이 높은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이번 투자를 통해 이 분야의 매출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공급 확대' 소매 걷었다 : '3배 수직상승' 반도체 기판 '3년간 10조 투자' 승부수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2025년 3월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뒤 발언하고 있다. ⓒ삼성전기

6일 전기전자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해보면 최근 대만 반도체 패키지 기판 기업의 주가 급등 요인은 향후 삼성전기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의 유니마이크론, 난야PCB, 킨서스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각각 48%, 46%, 40% 뛰면서 일제히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들의 주가 상승 배경으로는 패키지 기판이 많이 쓰이는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대폭 늘어난 점이 꼽힌다.

일본 패키지 기판 기업 이비덴의 주요 데이터센터용 시스템반도체 출하량 전망에 따르면 올해 서버 CPU는 2800만 개로 AI 그래픽처리장치(GPU) 1400만 개의 약 2배에 이르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서버 CPU용 패키지 기판의 공급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버 CPU에 탑재되는 패키지 기판은 기본적으로 대면적, 고다층 특성을 지녀 동일 생산능력에서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 제한된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전기전자산업 보고서에서 “대만 패키지 기판 기업들의 주가 상승 동력은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른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수요 확대”라며 “기판 출하량이 가장 많은 서버 CPU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기판 공급부족을 심화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패키지 기판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업들의 투자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기는 가장 공격적으로 증설에 나서는 곳으로 평가된다.

장 사장은 AI 서버용 FC-BGA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삼성전기의 대규모 반도체 기판 증설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FC-BGA는 CPU, GPU, AI 가속기 등 고성능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공급하는 고집적 기판이다.

삼성전기는 FC-BGA 사업과 관련해 세종사업장에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4조2700억 원을, 베트남 법인에 공장 증설을 위한 설비투자로 2조5100억 원을 투자하기로 9월29일 결정했다. 세종사업장 투자는 삼성전기 단일 제품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세종사업장과 베트남 법인 투자는 각각 2028년 9월과 4월까지 진행된다.

삼성전기는 국내 생산 거점인 세종사업장을 고부가·고난도 제품 양산 대응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베트남 법인은 안정적 공급체계를 통한 글로벌 물량 대응과 생산 효율성 강화를 위한 전략 거점으로 삼고 FC-BGA 사업 확장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특히 이번 투자는 삼성전기가 최근 투입한 설비투자 규모와 견줘 3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장 사장의 반도체 기판 사업을 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기는 향후 3년 동안 FC-BGA 사업에서 10조 원에 이르는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투자 규모는 2028년까지 3년 동안 삼성전기가 공식 발표한 6조7800억 원을 포함해 1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트남에서 발표된 설비투자 이외에 인프라 부문의 투자가 병행되고 부산에서도 공장 보완을 위한 추가 증설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인프라 투자로 1조5천억 원 이상, 부산 공장 증설은 1조 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앞선 3년의 투자 규모를 3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삼성전기는 2023년 1조191억 원, 2024년 6120억 원, 2025년 1조1549억 원 등을 합쳐 최근 3년 동안 모두 2조7860억 원을 설비투자에 지출했다.

지난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장 사장은 같은 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관련 산업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반도체 기판의 성장성을 확인한 현재 대규모 증설로 이번 임기 핵심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셈이다.

장 사장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중점 추진 분야 가운데 하나로 AI 및 서버를 꼽으며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패키지 기판, 실리콘캐패시터 등의 제품들은 AI용으로 공급을 확대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형 투자로 삼성전기의 외형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반도체 기판이 병목현상을 타고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설에 따른 매출 확대는 자연스럽게 영업이익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FC-BGA 연간 생산능력은 매출 기준으로 기존 2조2천억 원 수준에서 8조 원 안팎으로 확대된다.

FC-BGA를 포함하는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올해 들어 우수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7.6%에서 2분기 13.6%로 뛰었고 3분기에는 20%를 웃돌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권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29일 삼성전기 분석보고서에서 “이번 투자는 확보된 고객사 수요를 기반으로 한 증설로 사업의 중장기적 성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증설에 따라 FC-BGA 매출 기준 생산능력은 전체 가동 기준으로 6조 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장 사장은 이번 대규모 증설 결정을 두고 “AI와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부가 반도체 기판은 반도체 성능과 공급망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삼성전기는 차별화된 기판 기술력과 안정적 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FC-BGA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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