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동조합이 모기업 네이버를 계열사 노동자들의 실질적 사용자로 인정해 달라며 노동위원회 판단을 구하는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올해 3월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이후 계열사별로 법인이 나뉜 IT 업계에서는 모기업과의 통합교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동위원회가 네이버의 사용자성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에 따라, 비슷한 요구를 내건 카카오 등 다른 IT 기업의 노사관계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노동조합이 모기업 네이버를 계열사 노동자들의 실질적 사용자로 인정해 달라며 노동위원회 판단을 구하는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네이버지회가 10월2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모습. ⓒ네이버지회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지노위에 '통합교섭 요구 사실 공고 시정신청'을 접수했다고 10월2일 밝혔다.
네이버지회에 따르면 IT 업계에서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교섭 요구를 두고 노동위원회에 공고 시정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예고한 법적 대응을 구체적 행동으로 옮겼다.
네이버지회는 8월20일 통합교섭 요구 선포식을 연 뒤, 네이버에 15개 계열 법인을 하나로 묶는 통합교섭을 세 차례 공식 요구했다.
그러나 첫 요구 뒤 40여 일이 지나도록 네이버는 교섭 요구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고하지 않았다. 노조에 따르면 네이버는 "계열사 소속 조합원의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다"고 회신했다.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3은 사용자가 교섭 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 동안 그 사실을 사업장 게시판 등에 알리도록 하고 있다. 다른 노조와 노동자도 교섭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사용자가 공고하지 않으면 노조는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할 수 있다.
쟁점은 네이버가 이 공고 의무를 지는 '사용자'에 해당하느냐다. 개정 노조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맺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 그 범위 안에서 사용자로 보도록 했다.
경기지노위는 결국 여러 법인으로 나뉜 사업 구조에서 모기업이 계열사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사실상 결정해 왔는지를 따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세윤 지회장은 "모든 정황이 네이버가 계열사 노동자들의 사용자임을 가리키고 있음에도, 사용자가 '나는 아니다'라는 한 줄 답변으로 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시정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분 소유 구조부터 매출·사업의 종속성, 인사 이동과 근로조건 결정 과정까지 어느 것을 보아도 네이버는 계열사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해 온 진짜 사용자"라며 "서류상으로 권한이 없는 것처럼 교묘히 숨어 책임을 회피하는 현행 구조 속에서, 노동위원회가 형식 논리가 아닌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위원회는 시정 요청을 받은 날부터 10일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기한을 한 차례 연장할 수 있어 경기지노위 판단은 늦어도 10월 하순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판단에 따라 계열사 단위로 흩어진 IT 업계 교섭 구조에도 변화가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