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성 현대위아 대표이사가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방산사업 매각을 둘러싼 노동조합의 반발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부결이라는 두 갈래 노사 갈등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올해 임단협을 대부분 마무리한 가운데 현대위아에서는 노조가 철야 농성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노사 긴장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30년 넘게 무분규 전통을 이어온 현대위아 노사관계가 어느 때보다 험난한 국면을 맞은 모양새다.
권오성 현대위아 대표이사가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방산사업 매각을 둘러싼 노동조합의 반발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부결이라는 두 갈래 노사 갈등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사진 왼쪽은 현대위아 노조가 9월15일 3차 본교섭에 참석한 모습, 오른족은 권 대표가 9월23일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는 모습. ⓒ현대위아 노조·현대위아
10월2일 자동차부품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 노조는 5일부터 집행부를 중심으로 철야 농성에 들어갈 방침을 정했다.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자, 노조가 회사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사는 아직 다음 교섭 일정을 잡지 못했지만 추가 교섭을 이어간다는 방침은 유지하고 있다.
현대위아 노사는 9월 임금 8만7천 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과 성과금 400%+1천만 원, 상품권 20만 원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9월21~22일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임금안은 63.46%, 단협안은 56.73%가 반대해 모두 부결됐다.
이에 따라 현대위아는 현대트랜시스와 함께 현대차그룹 주요 부품 계열사 가운데 아직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곳으로 남았다. 그룹에서는 현대제철이 8월 초 가장 먼저 임단협을 마쳤고, 기아와 현대차, 현대모비스도 잇달아 협상을 끝냈다.
현대위아는 그룹 부품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엔진을 생산하고 기아 국내 공장에 섀시 모듈 등을 공급하는 등 완성차 생산과 맞물린 핵심 부품사다.
올해 노사 긴장은 특수사업부(방위산업) 매각 추진이 알려지면서 한층 높아졌다. 매각은 임단협과 별개로 진행되는 사안이지만, 노조는 조합원의 고용이 걸린 문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8월14일 공시를 통해 방산 부문을 현대로템에 양도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올해 4월 언론을 통해 처음 매각 추진설이 퍼진 뒤, 7월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던 회사가 거래 상대방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노조는 매각 소식이 알려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해왔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7월8일 임단협 상견례를 마친 직후 노조 지도부에 매각 추진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이후 노조의 단체 행동이 본격화했다. 노조는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 결의대회와 경남도청 기자회견을 잇달아 열어 매각 철회와 함께 고용·단체협약 승계와 관련한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방산 관계기관에도 반대 목소리를 표출했다. 노조는 방위사업청에 이어 9월10일 경남 진주 국방기술품질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매각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가 반발하는 이유는 방산이 현대위아의 알짜 사업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현대위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특수사업 매출은 225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9%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수준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다른 사업부에 비해 기여하는 바가 높다. 현대위아는 방산 영업이익을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한국기업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방산 부문 영업이익률은 10.2%로 차량부품 부문(2.0%)의 5배에 이른다.
권 대표는 열관리와 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현대위아의 미래 성장축을 재편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권 대표는 2025년 7월 취임 뒤 첫 타운홀 미팅에서 통합 열관리 시스템과 모빌리티솔루션 중심의 성장 방향을 제시했다.
현대위아는 7월24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중장기적으로 로봇 사업에 약 4천억 원, 열관리 시스템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방산 매각 대금이 그룹 차원의 로봇 투자와 연계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4일 보고서에서 "방산사업은 연간 약 4천억 원 규모 매출 발생 사업으로, 매각 시 약 3천억~4천억 원 규모의 현금 유입이 가능해져 미래 투자 재원으로 직결될 수 있다"며 "로보틱스 및 모빌리티 투자 가속화가 가능해질 수 있어, 그룹사의 로보틱스 사업 확대에 따른 수혜를 기대한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