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금을 마련하기 위해 9440억 원 규모의 지주사 SK 지분을 매각한다.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에 따른 재산분할금과 동일한 규모다.
이번 매각이 진행된 뒤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쥐는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 지분율은 3%포인트 내리지만 SK의 경영 안정성은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 마련을 위해 9440억 원 규모의 SK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최 회장이 6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SK는 최대주주인 최 회장이 SK 보통주 165만3924주, 2.3%를 매각한다고 2일 공시했다. 실제 매각은 11월2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거래의 처분 단가를 보면 97만2493주는 55만9387원, 68만1431주는 58만7천 원이다. 최 회장이 이번 거래로 확보하는 금액은 모두 9440억 원이다.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판단에 따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금과 같은 액수다.
처분 단가가 다른 두 주식들은 다른 방식으로 거래된다.
5440억 원 규모의 97만2493주는 전략적 투자자들 대상으로, 4천억 원 규모의 68만1431주는 증권사 대상 주가수익스왑(PRS) 방식으로 매각된다. PRS는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계약 당사자 사이 손익을 정산하는 구조다.
SK는 거래목적을 “보유 주식 매각을 통한 개인 소요 자금조달”이라고 설명했다.
주식 매각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최 회장의 SK 보유주식 수는 1132만1548주로 낮아진다. 이에 따른 최 회장의 지분율은 현재 17.8%에서 15.5%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25.2%에서 22.9%로 하락한다.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기준으로 하면 최 회장의 지분율은 23.9%에서 20.8%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33.5%에서 30.5%로 내린다.
최 회장의 지분 매각 이후에도 SK 경영권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수관계인까지 더하면 기본 지분율 20% 이상,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 지분율 30%이상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지분 매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이어갈 수 있는 거래방식, 규모 등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 회장은 재산분할과 관련해 남은 법적절차는 계속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파기환송심에 불복해 재상고장을 낸 뒤 재산분할금 9440억 원 가운데 7천억 원은 다투지 않고 나머지 2440억 원에 관해서만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겠다는 상고취지 감축신청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