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출범을 비난하면서 결국 검찰개혁의 씨앗을 뿌린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소환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고인 모독'이라며 반발했지만 한동훈 의원은 오히려 "노무현을 건드리면 큰일난다는 식이었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반면 그동안 노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데 민감하게 반응해온 사위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2일 오후 현재 사실상 침묵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가운데)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정 형소법 시행 D-1 토론회 : 검찰 폐지, 내일부터 지옥문이 열린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전날 자신의 노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비판한 민주당을 향해 "제 말이 틀렸으면 하나마나한 욕설 말고 팩트를 가지고 말하라"고 재반박했다.
한 의원은 "노무현 신화는 보수진영에서도 금기시돼 왔다"며 "괜히 노무현 건들면 큰일난다는 식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불편하고 두려워서 쉬쉬했던 이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말해서 국민들께 알려드리고 판단하시게 해야 한다"고 했다.
논란은 전날 한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검찰 폐지, 내일부터 지옥문이 열린다' 토론회에서 시작됐다.
한 의원은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두고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불거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관련 금품 의혹을 꺼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본인 또는 가족이 고가의 피아제 시계 등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노 전 대통령을 '검찰 조작수사의 피해자'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민주당 정치인들은 그들이 검찰의 '조작 수사'를 당해 순교해 왔다는 식의 거짓 전설을 만들어 지지층에 주입하고 국민을 상대로 가스라이팅 해왔다"며 그 대표적인 사례로 이른바 '노무현 신화'를 지목했다. 검찰청 폐지 역시 이 같은 인식이 이어진 결과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한 의원이 세 치 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독했다"며 유족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한 의원이 언급한 '논두렁 시계' 역시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 의원의 주장을 비판했다.
하지만 한 의원은 한발 더 나갔다. 자신이 문제 삼은 것은 '논두렁에 시계를 버렸다'는 표현의 진위가 아니라 노 전 대통령 측에 고가 시계 등이 전달됐다는 사실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구체적 사실관계로 반박하라고 요구했다.
이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 의원은 아직 별다른 공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곽 의원은 그동안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이나 정치적 유산이 정치적으로 이용된다고 판단하면 같은 진영 인사에게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6월에는 노무현재단 유튜브 영상 상당수에 유시민 전 이사장이 등장하는 점을 문제 삼으며 "제과점이 빵을 팔지 않고 빵 만드는 사장을 홍보한다면 이건 홍보업체지 제과점이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후 재단 상임고문직에서 물러났다.
검찰개혁 문제에서도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곽 의원은 7월31일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민주당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이어 이틀 뒤에는 "노무현을 위한 '복수'가 노무현의 정치일 수 없다"며 노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이른바 '검수완박'을 추진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인사들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하는 것을 두고도 "노 대통령의 죽음을 상징적 수단으로 소비하지 말아 달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