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에 미국 민주당보다 상대적으로 비우호적이라 평가받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주는 분야가 있다. 미국 태양광 산업이다.
태양광 산업이 살아야 폴리실리콘 산업이 살고, 폴리실리콘 산업이 살아야 궁극적으로 미국 반도체 산업도 살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폴리실리콘은 잉곳(실리콘을 녹여 만든 기다란 덩어리)을 만드는 재료이며, 잉곳은 반도체 및 태양광 웨이퍼 제조 등에 사용된다.
여기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우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증권업계는 앞으로 미국 태양광 산업에 긍정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 예상하는 가운데,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폴리실리콘 생산능력 확장에 나섰다.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폴리실리콘 생산능력 확장에 나선 가운데, 미국에서 폴리실리콘 산업에 영향을 끼칠 중요한 사건 2가지가 잇달아 다가오고 있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2일 증권업계와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등을 종합하면 OCI홀딩스의 폴리실리콘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일정들이 2개월여 내 잇달아 발생한다.
이우현 회장은 자회사인 OCI테라서스를 통해 태양광급 폴리실리콘의 생산능력을 2배인 연 7만 톤으로 늘리는 설비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투입하는 금액은 1조4299억 원이며, 증설된 공장은 2029년 1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한다. 증설 사유는 공급 여력 한계다.
이 회장은 7월23일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폴리실리콘 사업에 관해 "2027년은 좀 여유가 있는데, 2028년, 2029년 (물량은) 거의 완전 매진 상태"라며 "현재 공급 여력이 전혀 없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증설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11월3일(현지시각) 미국 중간선거가 열린다. 중간선거에서는 연방 하원의원 전부와, 상원의원 약 3분의 1을 새로 선출한다.
2일 시장 예측 플랫폼 칼시(Kalshi)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는(sweep) 시나리오가 62%로 가장 높게 점쳐진다. 그 다음으로는 하원은 민주당이, 상원은 공화당이 가져가는 시나리오가 30%였다.
이런 전망 아래 삼성증권 연구원들은 1일 신재생에너지·유틸리티 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신재생에너지에 우호적 태도를 보여온 점 등을 고려해, 중간선거 이후 태양광, 폴리실리콘 산업에 기존보다 긍정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면서 연구원들은 "앞으로 2년 동안 정책 모멘텀은 OCI홀딩스, 한화솔루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12월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 아래 미국에서 폴리실리콘과 파생제품(잉곳·웨이퍼·셀·모듈 등)의 최소수입가격(MIP) 제도가 시행된다. MIP 제도는 수입 가격에 하한선을 정해놓는 것을 뜻한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이번 제도 도입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 반도체 산업의 부흥이다. 태양광 수요가 뒷받침돼야 폴리실리콘 산업이 유지되고, 폴리실리콘 산업이 유지돼야 반도체 산업도 부흥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제도에 관해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7일 태양광 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산 폴리실리콘 가격이 kg당 4달러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미국이 사실상 kg당 21달러의 가격 하한을 설정한 셈"이라며 "따라서 중국산 저가 폴리실리콘의 미국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고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의 가격 프리미엄과 수익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8월10일 에너지·화학 분석 보고서에서 이 제도가 OCI홀딩스에 미칠 영향에 관해 "OCI홀딩스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 3만5천 톤 기준 현재 가격에서 MIP까지 kg당 5달러 상승 시, 매출액은 연간 약 2500억 원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아직 제도 시행 전이라 상황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비중국 폴리실리콘이 가격 측면에서 유리해지는 등 사업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