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가운데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수익성 레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우호적 환율 속에서도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낸드플래시까지 꾸준한 가격 상승이 이뤄지며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부진한 실적을 두고 고개를 숙인 지 2년 만에 하반기 영업이익 200조 원을 바라보게 됐다.
전 부회장은 고수익 체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생산확대 등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해관계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던 사과 이후 2년 만에 고수익 체제를 열고 있다. 사진은 전 부회장이 3월18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뒤 주주들에게 사업전략을 공유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2일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DS부문의 수익성 추가 개선에 힘입어 3분기와 4분기 각각 100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적 악화 요인인 환율 하락에도 반도체 부문 수익성 개선에 큰 변수가 없을 만큼 업황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8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하나증권은 삼성전자 실적 분석에서 3분기 원/달러 환율 가정을 기존 1500원에서 1415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날 환율이 1359.50원을 기록한 가운데 4분기에도 이런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하나증권은 삼성전자 3분기와 4분기 전체 영업이익을 각각 108조4천억 원, 113조 원으로 예측했다.
특히 DS부문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108조6천억 원, 112조6천억 원으로 예상됐다. DS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분기 37%에서 올해 1분기 66%, 2분기 70%까지 뛰었는데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75%로 한층 더 높아지는 것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 D램 및 낸드 가격이 3분기에 모두 15%씩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9월30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와 비교한 4분기 제품별 가격 상승률은 범용 D램이 10~15%, HBM을 포함한 전체 D램이 15~20%, 낸드플래시가 15~20%로 전망됐다.
이번 분기 실적발표의 시작을 알린 미국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도 삼성전자의 향후 전망을 밝히는 요소로 꼽힌다.
마이크론은 2026년 회계연도 4분기(6~8월) 영업이익률 80.7%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 80.4%보다 소폭이지만 더 높아진 수치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메모리 업황을 두고 “2027~2028년에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수급이 올해보다 더 빠듯할 것”이라며 “언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회복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메흐로트라 CEO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이미 2027년 출하 물량의 4분의 3 이상을 공급하기로 고객과 약속했다. 또 대부분의 공급 논의는 이미 2028년 물량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 분석보고서에서 “3분기 환율이 하락했음에도 영업이익 100조 원 시대를 열 것”이라며 “메모리 공급 부족 상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돼 삼성전자의 이익 규모는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을 놓고 이해관계자들에게 사과했던 전 부회장은 2년 만에 수익성 수준을 크게 높이는 성과를 달성한 것이다.
전 부회장은 2024년 10월8일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에게 사과의 글을 올렸다. 당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나온 글인데 신년사나 주주총회 등 연 단위 일정이 아닌 시기에 대표가 실적 부진에 관해 사과문을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 부회장은 사과의 글에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걱정을 끼쳤고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끄는 저희에게 있다”며 “무엇보다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할 것이며 이는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전 부회장은 자신이 강조했던 대로 초격차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HBM을 앞세워 삼성전자 DS부문이 우수한 수익성을 장기간 이어가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3분기 HBM4 매출을 2분기보다 3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이런 기조를 이어가 앞으로도 수익성이 우수한 HBM 생산량을 늘려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우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사장은 29일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코리아프리미엄위크 2026’ 기업설명회에 참여해 반도체업계에서 HBM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사장은 글로벌 D램 기업의 웨이퍼 생산능력 가운데 HBM에 활용되는 비중이 현재 20%에서 내년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업계 전체를 향한 전망이지만 삼성전자 DS부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사업전략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 지점이다.
삼성전자의 HBM 증산 기조에도 공급 부족이 심화한 탓에 가격 상승 전망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9월29일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HBM 가격이 올해보다 12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까지 100% 안팎의 상승률이 점쳐지던 것과 비교하면 HBM 공급 부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트렌드포스는 “고가 HBM4(6세대)의 시장 점유율 증가, 하반기 HBM4E(7세대)의 점진적 생산량 증대를 반영해 2027년 HBM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전 부회장은 생산량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HBM4뿐 아니라 다음 세대 제품에서도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며 HBM 시장 주도권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5월 세계 최초로 HBM4E 샘플을 고객사에게 공급했다. 삼성전자의 HBM4E는 현재 양산하고 있는 HBM4보다 동작 속도를 20%, 용량을 30% 높인 제품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일과 2일 잇따라 삼성전자 분석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의 HBM4 매출 비중은 2026년 40%에서 2027년 80%로 2배 확대될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1년 단위의 장기 고정가격 계약이 맺어지는 HBM은 그동안 범용 D램의 가파른 가격 상승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높아진 메모리 가격과 공급 부족 현상이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