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은 '나이대'로 정의되지 않는다. '역할'과 '책임'에 의해 결정된다. ⓒPixabay
이 시기는 흔히 '중년의 위기', '흔들리는 중년'이라는 말과 함께 흰머리, 팔자주름, 허리 통증이 시작되는 시기로 여겨진다. 하지만 건강 전문가들은 중년을 그런 방식으로 정의하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 브랜다이스 대학교 심리학 교수 마지 라크먼 교수는 "40대 초중반인 사람들은 '중년'이라는 말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다"며 "나는 그 시기를 황금 시간대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나이 드는 것이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육아, 내집마련, 결혼 등과 같은 인생의 중요한 단계에서 좌절을 겪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중년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20대 중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년을 일정한 나이대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생각보다 이른 나이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 노스웨스턴 메디신의 발자쉬 S. 치마 박사는 "공식적으로 중년이 되는 나이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중년'은 특정 나이보다는 생활 방식과 책임에 의해 정의된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의 라크만 연구원은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이 매우 다른 경험을 하기 때문에 연령으로 중년을 정의하는 것은 최선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어떤 50세 남성은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있을 수 있지만 또 다른 50세 남성은 자녀들이 모두 독립하고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을 수도 있다.
라크만 연구원은 "중년을 정의하는 방식은 역할과 책임에 기반한다"며 "자신보다 어린 사람들이나 나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재정적, 육체적 도움을 기대한다면 그건 중년의 한 가운데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크만 연구원은 "'샌드위치 세대'가 바로 중년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그 어중간한 시기가 바로 중년을 정의하기 아주 좋은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인생 어느 때든 발생할 수 있지만 40대와 50대에 특히 많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자녀나 어린 조카가 없는 사람은 어떨까. 라크만 연구원은 "자녀나 조카가 없더라도 회사에서 선임이나 후임 동료들이 도움을 구한다면 중년의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뿐 아니라 교회나 모임에서도 마찬가지다. 라크만 연구원은 "중년의 시기에 위치한 이들은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 구성원들이 리더십을 기대하는 대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의지하려 하다 보니 인생의 방향이 산으로 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도움을 주고받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년에는 건강상의 여러 변화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치마 박사는 "중년은 건강을 지키는 것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하기에 아주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젊었을 때는 건강을 당연하게 여기기 쉽지만 중년이 되면 서서히 건강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돋보기 안경이 필요해지거나, 흰머리가 늘었거나, 소파에서 잔 후 목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라크만 연구원은 "노화는 점진적인 과정이며 다행히 노화를 더욱 늦추거나 신체적 변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설명했다.
치마 박사는 "규칙적인 신체 활동, 특히 근력과 유산소 운동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공되지 않은 자연식품 위주의 식단 섭취, 충분한 수면, 금연, 적정 체중 유지, 스트레스를 관리하면서 사회적, 정신적으로 활발한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라크만 연구원은 "중년이 되면 근육량과 폐 기능이 감소하고 특히 여성의 경우 골밀도 감소가 현저하다"며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고혈당 등과 같은 질병이 이 시기에 발견되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치마 박사는 "중년의 가장 큰 장점은 위험 요인을 조기에 파악하여 만성 질환으로 이어지기 전에 충분한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건강과 기능의 급격한 저하는 불가피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기적으로 의사를 만나고, 정기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수치를 확인하고, 생활 습관 개선이나 약물 치료를 통해 건강 문제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치마 박사는 "중년은 질병 예방 및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시기일 수 있는데, 이는 노년기에 나타나는 많은 질병들이 수십 년에 걸쳐 조용히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40대나 50대를 쇠퇴의 시작으로 보기보다는 건강 수명을 유지하는 데 투자할 기회로 보는 것이 좋다"며 "이 시기 목표는 노화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 요인을 조기에 파악하고 가능한 오랫동안 건강과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라크만 연구원은 "중년기에 인지 활동, 사회 활동, 신체 활동을 포함한 특정 유형의 활동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자녀 양육, 노부모 부양, 직장 및 지역 사회 활동 등 중년은 매우 바쁜 시기이므로 인지 활동과 사회 활동에 우선순위를 두기 어려울 수 있지만, 시간을 내어 이러한 활동에 투자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박태열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