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일본은행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금리 인상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가계의 부채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남성이 2026년 9월16일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사 앞을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7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내 인플레이션에 더불어 최근 유가 상승,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에 이어 일본은행도 기준금리 올릴까
일본은행은 오는 17~18일 사이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하고 18일에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은행은 올해 6월 기준금리를 1%로 올렸는데, 이는 3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일본은행은 7월에 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으나 오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할 가능성이 유력시된다.
일본의 금융 리서치 기관 토탄리서치는 8일 금리 인상 가능성을 97%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이 9월4~10일 사이 52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원 모두 일본은행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일본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9%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비용이 상승해서다.
그런데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유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10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3개월 반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고, 11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5일 4개월 만의 최고치인 배럴당 108.75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7월 실질 임금은 2.4% 상승해 7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점 역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질 임금 상승은 소비자의 구매력이 강하다는 신호며, 이는 총수요 증가를 부추겨 임금-물가 상승 악순환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도 중요한 변수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각) 인플레이션 우려를 원인으로 기준금리를 연 3.75~4%로 인상했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26년 9월16일,미국 워싱턴 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후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EPA통신=연합뉴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은 엔화 약세 압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일본이 미국을 따라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중시킨다"며 엔화 약세가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도 금리 올릴 것으로 보여 : 국내 가계 부담감 증가할 것으로 예상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 사이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연준 금리 결정은 원화 약세 압력도 가중시키고, 한국 역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나빈 사이갈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글로벌 채권 부문 책임자는 CNBC에 "(연준의 금리 결정에 시장이 매파적으로 변하며) 아시아 통화 및 채권 시장에 다소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앞으로 국내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7~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렸기에 10월에는 파급 효과와 취약 차주 부담을 점검하고 11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국내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 자체 추산에 따르면 금리가 0.5%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총 6조5천억 원 증가한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GDP 대비 국내 가계부채비율은 10년만의 최저치인 81.3% 안팎으로 추산됐지만, 가계 부채 자체는 줄지 않았다. 가계부채비율의 하락 원인은 분모인 명목 GDP가 반도체 수출 호황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4% 늘어서다.
한국은행이 15일 공개한 2026년도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 위원들도 이 점을 지적했다.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지표상 가계부채 비율은 하락했지만 주요 선진국 대비 아직 높은 편이며, 실제 가계가 느끼는 원리금 상환 부담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