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파킨슨병 치료제 신약후보물질을 외부 도입했다. 질병의 진행 과정 자체에 개입하는 질병조절치료제(DMT, Disease Modifying Therapy) 후보물질을 확보하면서 중추신경계(CNS) 파이프라인을 한층 확대하게 됐다.
17일 SK바이오팜 판교 사옥에서 진행된 파킨슨병 신약후보물질 도입 계약 체결식에서 유창호 SK바이오팜 전략부문장(오른쪽)이 김재은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은 파킨슨병 치료제 신약후보물질의 글로벌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확보하는 라이선스 계약과 전략적 지분투자 계약을 17일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와 체결했다.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는 2016년 설립된 신약 개발 기업이다.
라이선스 계약 규모는 최대 4308억 원이다. 계약금 25억 원, 연구·개발·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 최대 725억 원, 순매출액에 따른 마일스톤 최대 2억6000만 달러(약 3558억 원)로 구성된다. 상용화 이후 제품 판매 순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다.
SK바이오팜은 이와 별도로 30억 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SI) 계약도 단행해 양사 간 중장기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되면서 운동 기능 등이 저하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 대부분은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질병의 진행 자체를 늦추거나 변화시킬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이번 라이선스 계약 대상은 ‘Type 2 LRRK2’(Leucine-rich Repeat Kinase2)와 ‘c-Abl(Cellular Abelson Tyrosine Kinase)’을 동시에 저해하는 저분자 경구용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이다. 기존 접근과 차별화된 이중저해 기전을 기반으로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완전히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갖는)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
LRRK2는 몸속에서 세포의 정상적인 신호 전달을, c-Abl은 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각각 돕는 단백질(효소)이다. 파킨슨병 환자에게서는 이들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오히려 뇌세포를 파괴하는 원인이 된다.
SK바이오팜은 이번 계약이 2026년 초 설립된 SK바이오팜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가 주도한 첫 후보물질 도입 사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사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의 우수한 신약후보물질을 글로벌 시장으로 연결하는 ‘이스트-웨스트 브릿지(East-West Bridge)’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계약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중추신경계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동시에, 아시아의 유망 후보물질을 글로벌로 연결하는 전략을 구체화한 사례”라며 “그동안 축적한 개발 역량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유연하게 활용해 후보물질의 가치를 높이고 질병 진행 자체에 개입하는 차세대 DMT 개발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