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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전체 매출의 80%에 육박하는 상선 부문 업황 호조에 가파른 실적개선을 이뤄냈지만 ‘다운사이클(업황 둔화)’ 구간에 대응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사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함정 중심의 특수선 분야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다만 김 사장이 한화오션 특수선 사업을 제 궤도에 올려 상선 부문의 업황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태국 차세대 호위함 수주로 확인한 반복수주 역량을 현실로 옮겨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 '매출 비중 78%' 호황에 날개 단 상선의 명과 암, 김희철 태국서 확인한 '함정 반복수주 가능성' 현실화 과제 남았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사장이 특수선 수주를 늘려 상선 부문의 향후 리스크에 대응할 역량을 갖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오션

17일 조선업계 안팎에 따르면 한화오션이 최근 상선 부문 호황의 수혜를 가장 크게 본 조선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오션을 포함한 국내 조선3사의 매출, 영업이익, 수주잔고는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초호황 구간을 지나고 있는 상선 업황의 힘이 크다.

국내 조선사들은 모두 상선 부문 의존도가 크지만 그 가운데서도 한화오션은 소폭이나마 정도가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된다. 2025년 연간 기준으로 각 기업에서 상선 부문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화오션이 78%, 뒤를 삼성중공업 77%, HD현대중공업이 65%로 나타났다.

도크에 쌓아둔 일감도 고부가가치 선박이지만 일부 선종에 집중돼 있는 모습이다. 2026년 8월 말 기준 한화오션 수주잔고에서 LNG운반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54%로 삼성중공업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영업이익 흐름을 보면 조선3사 모두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한화오션은 2023년 유일하게 영업손실(1965억 원)을 봤지만 2년 뒤인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겼고(1조1676억 원) 올해는 상반기 영업이익 1조1772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은 유일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김 사장은 상선 부문의 힘에서 비롯된 실적개선에 안주하지 않고 이익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점에서 과제도 적지 않게 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을 포함한 조선업계가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상선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나오는 리스크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외형을 확대하면서도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추격하는 점,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특정 선종에 높은 의존도 등은 구조적 제약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기업들의 입지가 더욱 강화하고 LNG운반선 발주가 둔화하면 다시 실적에 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을 막기 힘든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상선 부문의 건조능력을 재차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던 과거 호황 때와 비교하면 국내 조선3사가 현재 호황기 비상선 부문의 역량 강화에 힘을 쏟으며 상선 다운사이클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이 한화오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것은 특수선이다. 최근 국내 조선3사의 사업구조 재편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특수선, 심해 유전·LNG 투자 재개로 발주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해양플랜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수혜가 점쳐지는 엔진 부문으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한화오션은 특수선 사업을 앞세워 조선3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으로 손꼽힌다. 특수선은 각국 정부의 국방예산, 안보정책을 토대로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상선 사이클에 무관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적 기여도가 높아지면 상선 업황이 악화했을 때 변동성을 낮춰줄 수 있는 기제가 되는 셈이다.

한화오션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현지 조선소(한화필리조선소)를 인수한 강점을 토대로 함정 건조에 참여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을 포함해 해외 조선 역량을 함정 건조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구체적 적용 내용, 일정 등을 향한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17일 조선산업 보고서에서 “8월 대통령각서를 통해 일부 함정의 미국 건조가 공식화했지만 미국 의회는 수상전투함의 해외 건조에 반대하고 있다”며 “유지보수(MRO)와 지원함, 특수목적선 수주는 실적에 일부 기여할뿐 중장기적으로 전투함을 안정적으로 수주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참여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역시 역내 공급망 확보 여부, 국가 사이 협력관계 등이 수주에 영향을 미쳐 문턱을 넘기 만만치 않은 지역인 만큼 아시아 시장이 한화오션 등 국내 기업들에 기회의 장으로 평가된다.

아시아는 한화오션이 다수의 수주 경험을 기반으로 신뢰를 쌓아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분류된다. 미국이나 유럽에 관한 방산 의존도를 낮추려는 수요가 존재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상선 부문에 쏠린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특수선 물량을 확보해 이익창출력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서 김 사장은 최근 태국 수주사례가 긍정적 미래를 그릴 방향성으로 꼽힌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16일 ‘슈퍼사이클 이후를 준비하는 조선사’ 보고서에서 “해외 함정사업은 계약까지 장기간 소요되고 비가격 요인의 영향도 커 한화오션 특수선 부문이 안정적 이익 기반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복수 지역에서 반복수주를 확보해야 한다”며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태국 수주가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화오션은 과거 태국 해군의 일감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을 앞세워 최근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여기에 태국 해군이 추가로 후속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돼 반복수주 기반까지 쌓게 된 것이다.

한화오션은 앞서 9일 태국 왕립해군의 차세대 호위함 도입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재 태국이 공고를 통해 제안한 호위함 1척 건조 및 통합 군수 지원사업의 규모는 6833억 원이다.

한화오션은 과거 태국에 함정을 성공적으로 인도한 경험을 강점 삼아 스페인, 싱가포르, 튀르키예 등의 글로벌 방산업체와 경쟁을 뚫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는 데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2013년 3600톤급 호위함 사업을 수주한 뒤 2018년 ‘푸미폰 아둔야뎃함’을 인도했다. 현재도 태국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이 함정으로 현지 신뢰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태국 해군은 호위함 추가 발주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호위함 도입 사업을 선점한 만큼 수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추가 발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태국 해군은 2037년까지 고성능 호위함을 현재 운용하고 있는 4척에서 8척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후속 발주가 예상되는 3척까지 포함하면 전체 사업규모는 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아시아에서 다수의 성공 경험으로 추가 수주를 이어갈 역량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1998년 방글라데시 호위함 사업을 시작으로 2010년 말레이시아 훈련함 사업, 2003~2017년 사이 인도네시아에서 잠수함 성능개량, 잠수함 신조, 잠수함 창정비 사업 등을 잇따라 수주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태국 차세대 호위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태국과 장기적 해양방산 협력 기반을 강화하고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수상함 시장에서 사업기회를 지속해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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