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되면서 국민의힘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의 제안이 없었는데도 청와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밀어붙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조사와 특검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진상 규명 목소리가 커지면서 여권은 정치적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친 레버리지 ETF 흑막이 드러나고 있다"며 "지난 1월 청와대가 금융당국과 금융업계를 불러 비공개회의를 주관한 만큼, 김용범 전 정책실장이 밀어붙였을 가능성이 99.9%"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어 "이재명 대통령도 몰랐을 리 없는 만큼 대통령부터 청와대,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까지 낱낱이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권 ETF 게이트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YTN은 16일 ‘레버리지 ETF 비공개 회의’ 관련 문건을 확보했다며, 문건에 ‘BH(청와대)’ 주재 회의와 함께 금융당국 및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해당 회의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과 관련한 의견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회의에 앞서 참석 업체들에 사전 의견 제출이 요청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가 먼저 상품 도입을 요구한 것인지 아니면 청와대가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레버리지 ETF 도입은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월 13일 진행한 비공개 간담회를 계기로 급물살을 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보도된 문건을 거론하며 청와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증권업계의 비공개회의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이 논의됐는데, 업계에서 사전 제출한 의견서를 보면 아무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제안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업계가 먼저 제안하지 않았다는 것은 곧 청와대가 제안하고 밀어붙였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MBN은 이날 금융상품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시장의 영향을 예측하는 자본시장연구원의 회의자료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내용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레버리지 ETF 도입과 관련해 쟁점이 되는 부분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최초로 제안한 주체가 누구였는지 △청와대와 금융당국, 증권업계 사이에 논의한 내용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해충돌이나 부적절한 외부 영향력이 있었는지 등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되는 내용은 ‘청와대 주재 비공개 회의가 있었고 관련 문건이 확보됐다’는 대목까지다. 국민의힘이 당시 회의 자료와 참석자 진술,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기록 등에 대해 검토하고 책임을 묻기 위해 특검 도입 및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는 등 정치 쟁점화에 나서면서 여야의 충돌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까지 ETF 레버리지와 관련해 특별한 논평이나 입장을 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