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의 최신예 F-15 전투기를 자체 제작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1대당 최소 300억 원에서 많게는 17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F-15 전투기가 변변찮은 후티 방공망에게 무력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사우디가 더욱 더 군사적 궁지에 몰리는 듯하다.
예멘 후티 반군이 15일(현지시각)사우디아라비아의 F-15 전투기 격추를 주장하며 동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동영상의 한 장면. ⓒ AP통신/연합뉴스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의 F-15 전투기를 자체 제작한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면서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야히아 사리 후티 반군 군사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마리브주 상공에서 적대적 작전을 수행하던 사우디의 F-15 전투기를 자국산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사리 대변인은 이어 "격추된 전투기의 잔해를 찾기 위해 출동한 사우디 F-15 및 유로파이터 타이푼 편대 2개 조를 방공미사일로 몰아냈다"도 덧붙였다.
후티 반군 측은 F-15 격추 장면과 화염에 휩싸인 잔해 영상을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했다. 사우디 당국은 아직 공식 확인이나 부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사정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이 사우디 전투기의 손실 자체는 사실이라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사우디 공군의 주력인 F-15는 미국 보잉이 생산하는 4세대 다목적 전투기로, 최고속도 마하 2.5, 항속거리 약 4000㎞에 이르며 최대 22발의 공대공 미사일을 동시에 탑재할 수 있는 압도적 화력을 지녔다.
전투기 도입시기와 개량형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지만, 구형 F-15C/D는 대당 약 3천만 달러(약 420억 원), 최신형 F-15EX는 9천만~1억4천만 달러(약 1250억~1950억 원)에 달한다.
미국이 첨단 스텔스 기술을 접목한 F-35 전투기보다도 F-15 전투기는 탑재 무장량이 많아 '하늘의 화물차'로 불린다. 이런 전투기가 국가 정규군도 아닌 반군의 손에 격추됐다는 점에서 군사적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격추 주장은 사우디가 최근 후티 반군을 향해 중국제 둥펑(DF-15A)로 보이는 탄도미사일을 처음 발사한 정황과 맞물려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예멘 현지에서 발견된 미사일 잔해가 사거리 약 965㎞의 중국산 단거리 탄도미사일 둥펑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는 발사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후티 반군은 둥펑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해 사실상 자국의 발사를 시사했다.
사우디로선 재래식 공습만으로 후티 반군의 방공역량을 억누르기 어려워지자 탄도미사일까지 꺼내 든 셈이지만, 이는 역으로 그만큼 사우디가 군사적 반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와 별도로 미군 전투기는 최근 이란 전쟁에서 '흑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미국 국방부 감사관실이 지난 15일 미국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란 전쟁 초기 4개월 동안 F-15E 전투기 4대, F-35A 전투기 1대, A-10 공격기 1대, KC-135 공중급유기 12대무인기 30대 등 약 60대의 항공기가 손상되거나 파괴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른 피해규모는 최대 37억 달러(약 5조1천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F-15E 3대는 지난 3월 쿠웨이트 상공에서 아군 오인사격으로, 1대는 4월 이란 상공 전투 중 격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신예 F-35가 이란 상공 임무 중 적의 공격으로 손상됐다는 사실이 미국 정부 문서로는 처음 확인됐다.
미국 최신예 전투기는 '세계 최강'이라는 신화를 갖고 있는데, 거듭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되면서 전 세계 무기시장에서 미군 전투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