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을 ‘보험판매전문회사’로 제도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소액보험금 지급 대행 등 업무 범위를 확대하면서도, 소비자에 대한 1차 배상책임 역시 강화하는 내용이다.
민병덕 의원 ⓒ 연합뉴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양시동안구갑)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전날 대표발의했다.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은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분석해 판매하는 독립적인 법인 조직을 말한다. 현재 보험설계사를 1천 명 이상 둔 GA가 54곳, 이들 회사에 소속된 설계사는 18만 명을 넘을 정도로 시장 규모가 커졌다. 하지만 현행 보험업법상 지위는 보험회사를 위해 보험계약 체결을 대리하는 보험대리점에 머물러 있다.
법안은 이들의 시장 영향력 확대에 맞춰 규제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발의됐다.
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먼저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판매전문회사를 보험계약의 체결을 대리하는 자로 정의하고,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도록 했다. 보험판매전문회사는 보험계약 유지관리 업무, 보험사고의 접수 대행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법안은 보험판매전문회사가 일정 금액 이하의 소액보험금을 보험사를 대신해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GA의 업무 범위가 보험계약 체결의 모집(판매)에만 한정돼 있어 직접 보험금을 심사하고 지급할 수 없다. 보험회사와 계약조건 및 판매수수료를 직접 협상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형 GA는 보험사의 상품을 대신 판매하는 대리점에서 더 나아가, 보험계약의 유지·관리와 보험금 청구·지급 과정까지 담당하는 독립적인 보험 유통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갖게 된다.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은 보험판매전문회사 소속 설계사가 모집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회사가 1차적인 배상책임을 지도록 했다. 현행법은 소비자가 입은 피해의 1차적 배상책임을 GA가 아니라 상품을 만든 원수(原受) 보험사가 지도록 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가 배상의 주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소비자는 보험판매전문회사 또는 보험회사 중에 선택해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민병덕 의원은 “대형 GA가 보험 유통시장의 주요 판매채널로 성장한 만큼 법적 책임과 업무 범위를 현실에 맞게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라며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를 통해 권한과 책임이 균형을 이루는 보험 유통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