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야권 공세가 계속되면서 갈라섰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모처럼 같은 목소리를 냈다.
두 사람 모두 이재명 대통령이 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장외투쟁'까지 불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올해 1월 장 대표 체제의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의원 제명을 확정한 뒤 당권파와 친한(친한동훈)계의 갈등이 이어져온 만큼, 김 후보자 임명을 계기로 두 사람의 공조가 장외투쟁에서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8월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문화미래리포트 2026'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 대표는 16일 공개된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김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면 장외투쟁을 포함한 모든 투쟁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22일 국회 본관 앞에서 '이재명 정부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기로 했으며, 김 후보자 임명이 강행될 경우 장외집회로 투쟁 수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 차원에서는 서울 도심 주요 지역에 집회 신고를 하는 등 실무 준비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도 같은 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저는 거리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분들이 거리로 나와주실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를 못 마친다고 단언한다"고 덧붙였다.
야권이 이처럼 장외투쟁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김 후보자 임명을 뒷받침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법사위원장)과 김의겸 민주당 간사, 김기표 의원 등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가 법무 행정을 이끌 적임자임을 확인했다"며 "직무 수행을 가로막을 중대한 결격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서 위원장은 보고서 채택 시점을 묻자 "최대한 빨리"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17일 경과보고서 채택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를 부적격 인사로 규정하며 채택 자체에 반대하고 있는 만큼, 여야 합의가 불발될 경우 민주당 단독 처리를 둘러싼 충돌도 예상된다.
전날 약 14시간 동안 진행된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관련 청탁 의혹과 가족이 운영에 참여한 사회적협동조합 특혜 의혹,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김 후보자는 관련 의혹을 대부분 부인하거나 해명했고, 민주당은 청문회에서 새로운 낙마 사유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를 "역대 최악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라고 규정하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김 후보자를 계기로 장 대표와 한 의원의 묵은 갈등까지 봉합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한 의원은 이날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후보자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법사위원들과 "많이 상의했다"면서도 "그 이후에도 장동혁 당권파는 계속 저를 공격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불과 엿새 전인 10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친한계 우재준 최고위원이 한 의원의 징계를 일시 정지하고 김 후보자 청문위원으로 투입하자고 제안하자 당권파는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징계를 필요에 따라 정지하는 것은 당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것"이라고 했고, 조광한 최고위원은 한 의원을 향해 "계속 밖에서 놀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