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의 자체브랜드(PB)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PB는 비슷한 상품을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소비자를 끌어왔다. 하지만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제는 상품을 어떻게 차별화하고, 소비자가 다시 찾게 만들지가 중요해졌다. 유통업체들은 가격 외에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
쿠팡 PB 자회사 씨피엘비(CPLB)가 오는 17~20일 서울 성수동에서 개최하는 ‘쿠팡 온리 페스타’ 포스터. ⓒ쿠팡
고객의 목소리를 상품에 담는 것부터 PB 마케팅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GS샵의 자체 뷰티 브랜드 ‘뷰’는 올해 초 500명의 고객 서포터즈를 운영해 피부 고민과 제품 선호도를 조사했다. 고객 의견을 상품 기획에 반영하고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은 21만 개를 넘어섰다.
최근 선보인 ‘래디언스 리프팅 앰플’도 고객들이 많이 꼽은 주름 개선과 리프팅 수요를 반영했다. 첫 방송에서 초도 물량의 50% 이상이 팔렸고 목표 대비 119%를 초과 달성했다. 고객이 상품을 고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만드는 과정에도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팬덤을 활용해 PB 상품에 지속적 관심을 끌어내는 전략도 등장했다. 현대홈쇼핑의 패션 PB ‘머티리얼랩’은 패션 프로그램 ‘아쇼라’와 연결해 상품과 콘텐츠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 쇼호스트 서아랑의 팬층과 실시간 소통을 기반으로 한 ‘아쇼라’는 다른 패션 프로그램보다 평균 시청자 수가 8배 많고 채팅 수는 14배에 달한다.
머티리얼랩의 올해 1~8월 매출은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고 9월 들어서는 증가율이 50%를 넘어섰다. 상품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접하는 기회를 늘린 사례다.
지식재산(IP)을 활용해 PB에 팬덤과 이야기를 더하는 방식도 확산되고 있다. GS25는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와 협업해 빵과 과자, 교통카드 등에 랜덤 씰과 포토카드, 스티커 등을 넣었다. 상품에 팬들이 모으고 싶은 요소를 더해 구매 이유를 넓힌 것이다.
플레이브 협업 상품은 누적 120만개 이상 팔렸고, 팬 유입이 많은 주요 점포에서는 세미 팝업스토어도 운영했다. 협업 상품과 함께 아크릴 스탠드, 캔뱃지 등 별도 굿즈도 선보였다. 상품을 사는 데서 끝나지 않고 팬덤이 매장을 찾게 만드는 방식으로 확장한 셈이다.
PB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오프라인 공간도 새로운 마케팅 접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쿠팡의 PB 자회사 씨피엘비(CPLB)는 오는 17~20일 서울 성수동에서 ‘쿠팡 온리 페스타’를 연다. ‘곰곰’, ‘탐사’, ‘코멧’ 등 PB 상품을 한 공간에 모아 선보이고 시식과 리필, 생활용품 체험 등을 진행한다.
씨피엘비가 오프라인 공간에서 PB 상품을 공개하는 것은 2020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온라인에서 검색하고 구매하던 PB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보고 맛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접점을 넓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