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지용 변호사가 자신을 둘러싼 '친윤(친윤석열) 검사' 논란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현안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첫 검찰 인사에서 자신이 오히려 좌천됐으며, 특정인과 가까웠다는 이유로 인사상 혜택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을 들여다보면 윤석열 전 대통령,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여러 차례 접점도 발견되는 것도 사실인 만큼 세 사람의 미묘한 관계가 주복받고 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는 14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로비에서 취재진을 만나 "저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이뤄진 첫 검찰 인사에서 좌천됐고, 약 1년 뒤인 2023년 9월 퇴직했으며 검찰에 재직하는 동안 특정인과 가깝다고 분류되거나 특정인과 가깝다는 이유로 혜택을 받은 사실 또한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검수완박이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했던 것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중수청장이 된다면 개정된 형사소송법의 취지에 맞게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안착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자는 "과거 보완수사 필요성을 주장했던 것은 검찰을 위해서가 아니라 범죄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없어야 한다는 우려와 신념 때문이었다"며 "최근 국민의 대의 기관인 국회에서 민주적 절차를 거쳐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원칙 하에 형사소송법이 개정됐고,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제도가 도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국회의 입법 취지를 존중하여 중수청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새로운 형사사법 제도가 국민의 신뢰 속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의 말대로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대검찰청 형사부장에서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이동한 뒤 2023년 9월 검찰을 떠났다. 검찰에서 비수도권 고등검찰청 차장으로 나는 인사는 '좌천'으로 본다. 사실상 실권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국혁신당이 김 후보자의 배경을 문제삼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충돌이다. 당시 추 장관이 윤석열 총장의 직무집행 정지를 명령하고 징계를 청구하자 김 후보자는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와 징계 청구를 재고해 달라는 검찰 고위 간부들의 공동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지용 후보자는 과거 수사·기소 분리 법안에 앞장서 반대했던 인물"이라며 "윤석열 징계 반대 성명 등의 행보를 걸어왔던 인물에게 중수청 수장을 맡기는 것은 기관 설립 취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김 후보자의 관계를 볼 때 여권 일각에서 가장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부분은 2020년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던 정진웅 검사는 '검언유착 의혹' 수사 과정에서 한동훈 당시 검사장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나섰다가 몸싸움을 벌였다는 이유로 독직폭행 혐의를 적용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정 검사는 2022년 11월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문제는 정진웅 검사 사건의 주임검사 재배당과 공소 과정이 조상철 서울고검장과 김지용 차장검사의 사전승인 아래 이뤄졌다는 점이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정진웅 사건의 주임검사 재배당과 공소 과정이 조상철 서울고검장과 김지용 차장검사의 사전승인 아래 이뤄졌다"며 "주임검사가 (정 검사 기소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들었는데 주임검사를 교체하면서까지 정진웅 검사를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그런 김 후보자를 검찰개혁의 상징인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금 지명을 하는 것은 검사들에게는 굉장히 큰 권토중래의 시그널"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김 후보자의 미묘한 경력은 중수청장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철학을 검증하는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이전에 지명이 철회되거나 사퇴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청와대가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재검증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 추가 검증에 착수했다"며 "초대 중수청 수장은 수사·기소 분립의 취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할 강력한 의지를 가진 인물이어야 하며 기득권에 연연하거나 개혁의 전진을 방해할 인물을 위한 자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은 임명희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어 "윤석열도 검찰총장 청문회 당시 검찰개혁의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두 번 다시 속을 수 없다"며 "스스로 무자격임을 인증한 김 후보자가 선택할 길은 즉각적인 자진 사퇴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