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 열풍의 바통을 피자설기가 넘겨받았다. 백설기에 토마토소스와 페퍼로니, 치즈를 올린 퓨전 떡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떡켓팅’ 성공 후기와 먹방 영상이 잇따르며 인기를 키우고 있다.
화제성은 실제 판매량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천 부평시장 한 떡집의 피자설기 판매량은 하루 200개에서 평일 4500개, 주말 6천 개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 지역의 한 떡집도 몰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예약을 중단했다.
최근 전국 떡 집에 피자설기를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은 한 인천 부평구 떡 집의 피자설기 제품 모습. ⓒMBC '생방송 오늘아침' 유튜브 영상 갈무리
SNS에서 시작된 피자설기 열풍은 편의점 업계가 주목할 만한 ‘수요 신호’다. 최근 편의점은 온라인에서 먼저 화제가 된 디저트를 빠르게 상품화해 전국 단위 판매로 확장하는 유통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CU의 디저트 매출은 2026년 1월 1~22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62.3% 증가했고, GS25 냉장 디저트 매출도 70.2% 늘었다. 세븐일레븐의 디저트 매출은 같은 기간 3.5배 급증했다.
편의점의 신상품 기획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상품을 먼저 출시한 뒤 소비자 반응을 확인했다면, 최근에는 SNS 검색량과 품절 후기, 숏폼 조회수 등을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한다. 짧아진 유행 주기도 속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GS25는 식품·간식류의 유행 주기가 과거 1년에서 최근 3~4개월 수준으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CU 역시 최근 식품 트렌드가 길어야 한 달, 짧으면 보름 정도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봤다. 이에 편의점들은 사전예약과 한정 판매로 초기 수요를 빠르게 확인하고, 판매량과 품절 여부 등을 바탕으로 정식 출시와 전국 확대를 결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편의점은 유행을 따라가는 판매처를 넘어 유행의 사업성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가 됐다. 두쫀쿠가 대표적이다. SNS에서 시작된 관심은 편의점의 협업·PB 상품으로 이어졌고, 특정 매장이나 온라인에서만 접할 수 있던 디저트가 전국 점포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확장됐다.
피자설기도 같은 경로를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설기라는 익숙한 베이스에 피자라는 대중적 맛을 결합해 제품 설명이 쉽고, 치즈와 페퍼로니를 활용한 시각적 차별화도 가능하다. 사진과 영상으로 매력을 전달하기 좋다는 점도 협업 상품에 적합하다. 개별포장이나 소용량 판매가 가능하고 냉동 유통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상품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유명 떡집의 인기 메뉴가 곧바로 편의점 상품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량생산 과정에서도 원래의 식감과 맛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특히 설기는 시간이 지나면 수분이 빠져 식감이 달라질 수 있고, 치즈와 토핑을 함께 냉동·해동했을 때 맛과 형태가 유지되는지도 검증해야 한다.
생산성과 가격도 변수다. 지역 떡집에서 소량 생산하는 방식과 전국 편의점에 공급하는 방식은 원재료 조달부터 제조·보관·배송 과정이 다르다. 피자설기의 화제성을 유지하면서도 편의점에서 반복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로 맞추는 것이 상품화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