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20대 여성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10대 여성 2명과 차례로 싸우도록 강요받은 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청년층 사이에 퍼진 ‘야차룰’은 폭력을 스포츠로 인식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청주 상당경찰서는 8일 싸움을 강요한 혐의(공동강요)로 20대 여성 A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와 직접 싸워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10대 여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5월29일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공원에서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B씨와 10대 여성 C·D양이 싸우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와 C·D양은 이들의 강요에 따라 이른바 '야차룰' 방식으로 싸운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10대 여성 2명과 연이어 싸우면서 의식을 잃었다. 이후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A씨 등은 경찰과 소방 당국에 "술래잡기를 하던 중 넘어진 B씨가 뒤따르던 사람에게 깔리면서 의식을 잃었다"는 취지로 사실과 다른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과 B씨의 시신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실제 싸움이 벌어진 정황과 사망 경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책임 관계를 추가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과 청년층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야차룰' 문화의 위험성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야차룰이란 시간과 장소에 큰 제한을 두지 않은 채 글러브 등 보호장구 없이 맨손으로 치고받는 격투를 의미한다. 유튜브 등 온라인 격투 콘텐트에서 사용되던 표현이 퍼지면서 일반 대중, 특히 청소년과 청년층 사이에서도 하나의 싸움 방식처럼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는 서로 합의한 '맨몸 격투'나 놀이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폭력을 놀이와 승부의 영역으로 포장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일부는 '다쳐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거나 각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야차룰'을 단순 장난이 아닌 명백한 학교폭력·범죄로 규정하고, 예방·신고·사후조치 전 단계에 걸쳐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창원남산고등학교가 2026년 8월 24일 '신종 학교폭력(야차룰, 스파링) 관련 예방 및 지도 안내'를 올렸고, 개운중학교는 2026년 8월 20일 6교시 창체활동 시간에 신종학교폭력(야차룰·스파링) 및 사이버 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고 공지했다.
또한 경북교육청은 2026년 7월 23일 경북경찰청과 함께 '스쿨 사이렌' 제4호(야차룰·스파링 등 상호·집단폭행)를 발령하고 도내 각급 학교에 학생·학부모 대상 안내와 예방교육 강화를 지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