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그동안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오던 ‘공시의무 위반’ 행위를 향한 처벌 규정을 강화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시의무를 반복적으로 위반한 기업에 과태료 가중치를 크게 높이는 한편 감경 기준과 초과 제한 규정도 삭제하면서 기업들의 의무 준수를 강력하게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의무를 반복적으로 위반한 기업에 내리는 과태료 규정을 강화한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9월8일부터 28일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 등의 중요사항 공시의무 위반사건에 관한 과태료 부과기준’ 및 ‘대규모 내부거래 등에 관한 이사회 의결 및 공시의무 위반사건에 관한 과태료 부과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7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반복적 공시의무 위반에 관한 제재를 강화하고 불필요한 감경 기준을 정비해 공시의무 위반에 관한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 과태료 고시 개정안을 마련했다.
먼저 공시의무 반복 위반에 관한 가중을 강화한다.
현행 과태료 고시에 따르면 공시의무를 4회 이상 6회 이하 위반하면 10%, 7회 이상 위반하면 20%의 과태료가 가중된다. 4회 이상을 위반해야 가중이 가능하고 최대 비율도 20%에 불과하기 때문에 반복적 공시의무 위반을 억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설명했다.
이에 1회 반복 위반 때 10%, 2회 반복 위반 때 30%, 3회 이상 반복 위반 때 50%가 각각 가중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한다.
불필요한 감경기준도 삭제한다.
현행 고시상 공시지연 일수에 따라 30일 이하에서는 20%, 3일 이하에서는 75%까지 과태료가 감경된다. 다만 이 규정은 과태료 기본금액 산정 때 지연 일수에 따라 가중되는 것과 배치되는 문제가 존재했다.
예를 들어 대규모 내부거래를 30일 지연 공시한 데 따른 과태료는 기본금액이 1일당 10만 원씩 29일 동안 가산되는 데 이후 20%가 다시 감경돼 두 규정이 서로를 상쇄하는 효과가 발생했다. 이에 이번 개정에서 지연 일수에 따른 감경 규정을 아예 없앤다.
최초 위반이거나 최근 5개년 동안 위반 전력이 없는 때 과태료 20%를 감경하는 규정도 삭제한다. 신규 공시대상기업지단 지정 직후 위반하면 관련 감경 규정(50%)와 중첩 돼 70%까지 과태료가 감소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소규모회사에 관해 과태료 기본금액이 자본금 또는 자본총계 가운데 큰 금액의 1%를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한 규정이 사라진다. 현행 고시에 따르면 최종 부과 과태료 결정 단계에서 위반기업의 재무상태를 고려하는 데 기본금액 산정단계에서도 기업의 상황을 고려하는 중복 감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그동안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공시의무 위반 처벌 규정을 놓고 그 수위가 지나치게 낮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5년 8월 기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공시위반 조치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시의무 위반 횟수는 2021년 87건에서 2024년까지 130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2025년 1~8월에는 공시의무 위반 63건이 적발됐다.
이를 놓고 민 의원은 처벌의 강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5년 동안 공시의무 위반에 관해 경고나 주의 등 경미한 조치가 전체 66%에 이르렀고 과징금 및 과태료 부과 및 증권발행 제한 등은 모두 합쳐 34%에 그쳤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행정예고 기간 제출된 이해관계자 의견을 검토한 뒤 관련 전차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 및 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개정이 기업들의 공시의무 준수를 유도해 기업집단 소유지배구조가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할 것”이라며 “시장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부당한 경제력 집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