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서랜든은 6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리도섬에서 열린 제83회 국제 베니스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팔레스타인 지지로 인한 직업적 불이익을 두고 "권력 구조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영화배우 수잔 서랜든이 6일(현지시각)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 공개 지지로 인해 여전히 배역 발탁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밝혔다.
그녀는 기자들에게 "최근에도 일부 에이전시들이 저를 고용하지 말라고 해서 출연 제의가 취소되는 경우가 있었다"이라며 "이는 권력 구조의 문제"라 비판했다.
이어 수잔은 미국의 대형 제작사들이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배우를 고용하는 것을 매우 꺼린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저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다른 많은 배우들도 대형 스튜디오에서의 배역을 따내는 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라 전했다.
또한 수잔은 "저는 가족같은 사람들을 찾았고, 괜찮다"라며 자신을 캐스팅해준 영화 '에코 챔버'의 감독 안드레아 팔라오로에게 감사를 표했다.
2023년 11월21일 수잔은 친팔레스타인 집회에서 연설한 발언이 문제되어 그녀의 소속사 UTA(United Talent Agency)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그녀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있은 지 한 달 후인 2023년 11월 17일 뉴욕의 유니언 스퀘어에서 열린 집회에서 "현재 많은 사람이 유대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무슬림으로서 이 나라에서 폭력을 당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을 이제야 알 것"이라며 유대계 미국인들을 비판했다.
수잔은 소속사로부터 퇴출된 후 대형 제작사의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할 수 없었다. 대신 신인 감독들이 연출하는 소규모 영화나 미국이 아닌 유럽의 감독들과 작업해야만 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심지어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것조차 불가능해졌다. 할리우드와 관련된 주요 영화나 다른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다. 결국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소속사를 찾았고, 거기서 일하고 있다"고 말하며 계약 해지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수잔은 평소 정치적인 사안에 목소리를 낸 배우로 알려져있다.
2018년 6월28일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에 참여하다 체포된 바 있었다. 2025년 3월12일엔 트럼프 정부가 가자 전쟁 반전 시위를 이끌던 학생을 체포하자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는 모두의 권리"라고 전하며 강력히 비판했다.
한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둘러싼 갈등은 이번 제83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도 이어졌다.
영화예술인 단체인 '베니스포팔레스타인'(Venice4Palestine) 활동가들은 베니스 영화제 주최 측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게양할 것을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영화 두 편이 공식적으로 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된 만큼 팔레스타인 국기도 게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화제의 예술 감독인 이탈리아의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이탈리아는 팔레스타인을 공식적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국기 게양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