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같은 날 나란히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정치권에 개헌 논의가 다시 불붙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개헌을 언급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를 국빈방문 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송나온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공군 1호기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여당 대표도 동시에 개헌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개헌'이 아니라 '민생'이 먼저라며 꼬집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보도된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인터뷰에서 "수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은 민주주의가 다시는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대통령의 책임을 강화하고, 권력을 더욱 적절하게 분산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8월14일 엑스(X·옛 트위터)에 "대통령 권한과 의회 권한을 조정하고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해 중간평가를 통한 책임정치가 가능하도록 하며, 지방자치와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헌하자는 것이 저의 공약이자 지금까지 일관된 저의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이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의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헌법 전문 부분을 먼저 논의한 뒤 대통령 임기 등 권력구조 개편까지 이뤄내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개헌을 위한 국회 의결 정족수(2/3)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겠다고 직접 발언하는 일이 개헌 논의의 전제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공군사관학교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연설을 두고 "5.18과 부마항쟁을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본심은 '권력구조 개편'일 것"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임 개헌'이 그 '선'이라고 우길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헌의 전제는 간단하다. 이미 몇 번이나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 불가' 선언만 하면 된다"며 "김민석 대표가 '연임 불가' 선언 받아오면, 개헌의 1등 공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시민사회와의 간담회에서 연임 관련 입장 표명 요구에 대해 "도둑질 안 하겠다는 말을 굳이 해야 하느냐"라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개헌론이 다시 등장한 시점이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37.4%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들어 민생과 부동산 등 주요 현안에서 잇따라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가 같은 날 개헌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정치권의 관심이 민생과 경제 현안에서 헌법과 권력구조 문제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여권으로서는 정치개혁이라는 장기적 과제를 부각할 수 있지만 야권에서는 정국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정치적 의제라는 비판을 제기할 수 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 지지율은 오늘도 연속 추락해 이제 35%도 위태로운 지경"이라며 "국민들은 남은 3년 반이 끔찍하다고 한다. 개헌이 아니라 민생이 먼저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