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가 고심 끝에 첫 현금배당에 나섰다. 꾸준히 이익을 내며 주주환원에 나설 기반은 마련됐다는 신호다. 하지만 투자와 차입금·리스 상환에 필요한 현금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결국 이번 첫 배당의 의미보다 앞으로 성장 투자와 재무 부담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주주환원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대규모 투자와 성장에 집중해온 끝에 11년 만의 첫 현금배당에 나섰다. 사진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물류 인프라 투자 사례인 베트남 동나이 콜드체인센터. ⓒ롯데글로벌로지스
1일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공시와 재무상황을 종합해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투자와 차입금·리스 상환 등에 써야 할 현금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11년 만에 처음 현금배당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100원, 총 34억 원의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2015년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처음 실시한 현금배당이다.
◆ 이익은 쌓였지만 현금은 빠듯
다만 실제 현금흐름을 보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배당을 할 만큼 현금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을 통해 1245억 원의 현금이 들어왔지만 같은 기간 유·무형자산 취득과 리스원금 상환에만 1251억 원이 빠져나갔다.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보다 사업 유지와 투자에 필요한 현금 지출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차입금 상환 부담도 여전히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현금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배당기준일로부터 닷새 뒤 채무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표면금리는 연 6.283%로, 최초 조기상환 가능 시점 이후 금리가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구조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도 지난해 말 945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583억 원으로 38.4% 감소했다.
◆ 그럼에도 첫 배당에 나선 이유
이런 재무 부담에도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첫 배당 카드를 꺼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대규모 투자 이후에도 사업에서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점이 꼽힌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54억63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억6100만 원보다 14.7%가량 늘었다. 분기별 실적에는 등락이 있지만 대규모 물류 인프라 투자 이후에도 사업 자체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2020년 순이익 흑자 전환 이후 흑자 흐름을 이어온 것도 배당의 기반이 됐다. 올해 6월 말 이익잉여금은 858억 원까지 늘었다. 진천 메가허브터미널과 자동화 물류센터 등 대규모 투자에 벌어들인 자금을 우선 투입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성장에 필요한 투자와 함께 일부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줄 수 있는 단계로 자금 운용의 폭이 넓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이제 관건은 '지속할 체력'
하지만 첫 배당의 의미보다 앞으로 이를 지속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앞으로 배당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회계상 재무지표를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영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을 안정적으로 늘려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구조는 개선되는 흐름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295.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3%포인트 낮아졌다. 차입금 부담을 줄이고 자본을 확충하면서 과거 대규모 투자로 불어난 재무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 강화 기조를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 및 재무 상황을 고려해 배당을 결정했다"며 "실차입금 비용을 줄여가고 있고, 부채비율 또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