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가 지난 27일 타운홀미팅에서 던진 메세지는 ‘글로벌 선택과 집중’이었다. 국내에서는 기존 물류 경쟁력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시장지위와 수익성을 강화하는 한편, 더 큰 성장 기회가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그동안 넓혀온 사업 기반을 실질적 성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가 27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2026 하반기 타운홀미팅’에서 임직원들과 미래 성장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CJ대한통운
31일 CJ대한통운의 글로벌 전략을 종합해보면 방향은 ‘얼마나 넓게 나갈 것인가’에서 ‘어디서 얼마나 성과를 낼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CJ대한통운의 글로벌 전략이 해외 거점을 늘리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확장’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면, 최근에는 전략적 선택과 집중도 뚜렷해지고 있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업은 재편하고, 경쟁력과 성장 기반을 갖춘 시장에는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대표적 사례가 베트남 사업 재편이다. CJ대한통운은 2017년 베트남 1위 종합물류기업 제마뎁의 지분을 인수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한 뒤 물류와 해운사업을 함께 키워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제마뎁과의 지분 거래를 통해 물류부문 지분은 100% 확보하고 비핵심인 해운사업은 분리하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계약물류(CL)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과 인도에서는 이미 구축한 현지 인프라를 기반으로 사업을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기존 물류센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배터리와 이커머스 등 성장성이 높은 물류 수요를 확보하는 한편, 시카고·뉴욕 등 주요 거점에 대규모 첨단 물류센터를 추가 구축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인도 역시 2017년 인도 수송 전문기업 다슬 지분 인수 이후 현지 네트워크를 확대해온 데 이어, 최근 타타모터스와의 협력을 통해 차량 운영 효율과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나섰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은 그동안 넓혀온 글로벌 사업의 외연을 바탕으로 한다. CJ대한통운은 최근 몇 년간 중동·유럽·북방지역 등으로 글로벌 물류 영토를 빠르게 넓혀왔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초국경 전자상거래 거점인 GDC를 구축하고 현지 물류기업과 협력해 중동 배송망을 확대했으며, 튀르키예의 대형 프로젝트 물류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 기반도 마련했다. 에버그린·ONE 등 글로벌 선사와 협력망을 구축하고 몽골을 비롯한 북방지역 복합운송까지 확대하는 등 사업 영역 역시 전방위로 넓혀왔다.
다만 글로벌 사업의 외연 확대가 안정적 수익으로 직결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다. CJ대한통운은 미국·인도 등 전략국가의 현지 계약물류(CL)와 초국경 전자상거래(CBE)를 성장 축으로 키우고 있지만, 포워딩 업황을 비롯한 글로벌 물류시장의 대외 변수에 따라 수익성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여전하다.
실제 올해 글로벌 부문 실적에서도 외형 성장과 수익성의 흐름은 엇갈렸다. 2분기 매출은 미국·인도 등 전략국가 사업과 초국경 전자상거래(CBE) 물량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2분기보다 9.4% 증가한 1조2060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미·이란 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포워딩 업황이 위축되면서 영업이익은 20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소폭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