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그림 한 점을 사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작가에게 직접 구매하거나 갤러리를 찾아갈 수도 있지만, 여러 갤러리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보고 고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아트페어’다.
내달 2일부터 개최되는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 ⓒ키아프 서울, 프리즈 서울
오는 9월2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해외 갤러리 중심의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과 한국 갤러리 중심의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이 나란히 열린다. 프리즈 서울은 9월5일까지, 키아프 서울은 9월6일까지 이어진다.
스위스의 '아트 바젤(Art Basel)'과 더불어 아트페어의 양대산맥인 프리즈가 서울에 열린다는 점이 눈여겨볼만 하다. 프리즈는 영국에서 출발해 런던·뉴욕·LA 등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아트페어로 2022년 서울에 처음 상륙했다. 반면 키아프는 한국화랑협회가 2002년 시작해 20년 넘게 국내 미술시장을 대표해온 아트페어다.
두 아트페어는 미술계 관계자와 컬렉터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에게도 인기가 높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에는 약 7만 명, 키아프 서울에는 약 8만 명 넘게 다녀갔다. 특히 6월에 사전 판매된 한정 할인 티켓 1250장은 단 이틀 만에 전량 매진됐다.
특히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은 이제 막 미술에 관심을 가지거나 작품 수집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의미가 큰 행사가 될 듯하다. 세계 각국의 갤러리가 한 자리에 모여 저마다의 주력 작품을 내놓는 만큼 현재 미술계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는 전시장 안팎에서 색다른 방식으로 관람객을 만나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미국 뉴욕의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필립 파레노의 ‘실제 공원 속 얼음인간(Iceman in Reality Park)’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사람의 형상을 얼음으로 만든 조각으로,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서서히 녹아 형태가 사라진다.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작품이 사라져가는 시간과 과정까지 작품의 일부가 되는 셈이다.
이 밖에 세계적 거장의 작품들도 줄을 잇는다.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하이드에 박제해 전시한 것으로 유명한 영국의 데이미언 허스트의 작품들도 선보인다. 일본의 쿠사마 야요이, 영국의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도 이번 프리즈 서울에서 주목를 끌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작가의 작품으로는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물방울 작가로 유명한 김창열, 투명한 천으로 실제 크기의 집을 구현한 서도호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고 구매할 수 있다.
전시장 밖에서는 ‘보물찾기’가 펼쳐진다. 영국 작가 라이언 갠더는 8월 31일부터 서울 곳곳에 특별 제작한 동전 1만6천개를 숨기는 ‘The Find Seoul’을 진행한다. 동전은 을지로와 한남, 청담, 삼청을 비롯해 프리즈 서울이 열리는 코엑스 곳곳에 숨겨지며, 시민 누구나 직접 찾아 가져갈 수 있다. 각각의 동전에는 서로 다른 지혜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코엑스 전시장을 넘어 서울이라는 도시 전체를 무대로 펼쳐지는 작품이다
티켓 예매를 서둘러야 할지도 모른다. 하나의 티켓으로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 모두 관람 가능하며 온라인으로만 예매할 수 있다.
하나의 티켓으로 프리즈 서울, 키아프 서울 두 페어 모두 관람 가능하다. 6월에 판매가 시작된 한정할인티켓은 이틀만에 조기 매진되었다. ⓒ키아프 서울, 프리즈 서울
다만 올해 행사를 앞두고 기대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29일 한국경제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기반의 갤러리 페로탕, 이탈리아 밀라노 기반의 갤러리 마시모 데 카를로 등 해외 유력 갤러리들이 올해 프리즈 서울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행사 진행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요 해외 갤러리들이 프리즈 서울을 이탈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술시장 불황과 비용 절감이 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위스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에 의하면 해외 갤러리들의 총 비용에서 아트페어 참가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3분의 1에 달한다. 비싼 아트페어 참가비와 작품 운송료를 감당하기 보다는 프리즈 서울 참여를 포기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아트페어 참여는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아트 바젤과 스위스의 투자은행 UBS의 글로벌 미술 시장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미술품 총 판매액 중 한국의 비중은 1%에 불과하다. 이른바 '초고가 거래' 사례도 한국에서는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