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2030 청년층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행보에 동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청년층 민심 이탈이 향후 총선 승리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청년 예산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며 2030 공략에 힘을 보탰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예산 언박싱 2027'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예산 언박싱 2027'을 주재하고 내년도 주요 청년 지원 사업을 참석한 청년들에게 직접 소개했다.
정부가 예산안 발표에 앞서 주요 예산과 사업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에는 정부 부처별 청년보좌역과 청년자문단, 일자리·주거·복지 분야 전문가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명부터 청년층에 익숙한 용어를 택했다. '언박싱'은 제품의 포장을 열어 내용물을 소개한다는 뜻으로 유튜브 등에서 널리 쓰이는 표현이다. 행사 역시 기존 장관 중심의 정책 보고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사업 설계에 참여한 부처 실무자들이 이를 설명하고 청년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청년 세대가 처한 현실도 짚었다.
그는 "세대별로 보면 청년층이 가장 취약계층이 됐다"며 "기회가 적어지니 경쟁이 고통이 되고 친구가 전쟁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에게 노력하라고 말하기에 앞서 노력한 만큼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 기회 중 가장 중요한 게 경제적 기회"라고 강조했다.
기성세대와 청년 사이의 거리도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저도 가끔 우리 젊은 세대들과 얘기하다 보면 '나 역시 아무리 그래봐야 꼰대를 못 벗어나는구나'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이 정작 청년의 필요보다 공급자인 정부의 편의에 맞춰 설계돼 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투자 추진전략'에 따르면 내년도 청년 분야에는 재정·세제·금융을 합쳐 모두 43조3천억 원 규모가 투입된다.
정부는 올해보다 53.5% 늘어난 규모라고 설명했다. 일자리·창업을 통한 '성장 이동 사다리 복원', 교육·주거·자산 지원을 통한 '출발선 격차 완화', 생활·문화 분야의 '삶의 질 강화'가 세 축이다.
취업 문턱을 낮추기 위한 지원도 대폭 늘린다. 대학생 6만 명에게 기업·지역 현장 등에서 직무 경험을 쌓을 기회를 주는 '첫경력 프로젝트'를 신설하고 K뉴딜 아카데미를 통해 5만 명의 직무 역량을 강화한다. 중소·중견기업과 지역 대기업이 청년을 채용하면 채용장려금을 지급하고, 수도권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는 연 240만 원의 지원금도 새로 지급한다.
주거와 자산 형성 지원도 확대된다. 새로 공급하는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의 50% 이상을 청년층에 배정하고 청년 월세 지원의 소득 요건도 완화한다. 연소득 3500만 원 이하 미취업 청년에게는 취업이나 창업 전까지 이자를 면제하는 최대 2천만 원의 '청년기회자금'을 공급한다. 청년미래적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소득공제 등 자산 형성 지원책도 추진한다.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전날 민주당에서 나온 청년 민심에 대한 위기 진단과도 맞닿아 있다.
민주당이 27일 정기국회 대비 워크숍에서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로부터 보고받은 유권자 분석에 따르면 20·30세대의 70.3%가 "민주당이 우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당시 "청년 세대를 단순히 정책의 시혜·지원 대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얘기를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대화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전했다.
민주당도 청년 민심 회복을 정기국회의 주요 과제로 내걸며 정부와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워크숍에서 '청년의 민주당'을 추진 과제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고, 앞서 당정이 정한 내년도 예산 5대 집중 투자 분야에도 '청년 성장 단계별 지원 확대'를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