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활용해 혈액 채취 한 번으로 대장암을 조기에 선별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장내시경을 피할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변정식 교수(좌), 홍정욱 교수(우)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변정식·홍승욱 교수 연구팀은 27일 임상유전체 분석업체 GC지놈과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세포유리DNA 혈액진단법'을 연구한 결과를 미국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발표했다.
세포유리DNA 혈액진단법이란 혈액 속에 존재하는 암세포 유래 세포유리DNA의 특성을 분석해 암이 있을 가능성을 선별하는 검사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혈액에서 세포유리DNA를 추출한 뒤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통해 유전정보를 확인했다. 이후 DNA 조각의 길이와 말단 구조, 유전체 내 분포 등의 정보를 AI로 분석해 암세포에서 유래한 DNA와 정상세포 유래 DNA의 차이를 찾아냈다.
암세포 유래 세포유리DNA는 정상세포의 DNA와 비교해 조각의 길이와 절단 위치, 말단 구조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을 분석하면 암의 존재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원리다.
기존 대장암 검진은 1차로 분변을 직접 채취해 검사한 뒤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 2차로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반면 혈액검사는 상대적으로 검체 채취가 간편해 검진 과정에서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존 분변검사의 진단 민감도가 약 70~80%인 데 비해 이번 연구에서 세포유리DNA 혈액진단법의 민감도는 90.4%로 나타났다. 민감도는 실제 질병이 있는 사람을 검사에서 양성으로 찾아내는 정도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세포유리DNA 혈액진단법이 기존 검사법을 보완할 수 있는 대장암 선별검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 검진 과정에서 느꼈던 부담감을 줄이고 편리하게 대장암을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대장암 환자 302명, 진행성 대장용종 환자 108명, 대조군 1267명 등 총 1677명을 대상으로 진단 결과를 분석했다.
한편 대장암은 국내 암 발생률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생존율이 95%에 이를 정도로 조기 검진의 중요성이 크지만, 검진 과정의 불편함 등으로 수검률은 44.4%에 그쳐 주요 암 검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